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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해병대] '진심을 다해' 완벽한 대비태세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입력 2025. 01. 01   14:15
업데이트 2025. 01. 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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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현장-해병대2사단 포병대대

지난 23일 강화도 최전방을 지키는 해병대2사단 포병대대 주둔지를 찾았습니다. 그저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 아닙니다. 정면에 적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안보 최일선입니다. 서측5도와 그 사이로 빼곡히 들어선 유·무인 도서까지 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쓰레기풍선 부양, 대남 괴·소음 방송, GPS 교란 등 북의 각종 도발을 가장 먼저 온몸으로 맞닥뜨린 것도 이곳 해병대원들이었습니다.    글=조수연/사진=양동욱 기자

 

해병대2사단 포병대대 장병들이 전투배치 명령이 떨어지자 K9 자주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해병대2사단 포병대대 장병들이 전투배치 명령이 떨어지자 K9 자주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고요한 휴식을 깨는 전투배치 명령이 울려 퍼졌다. 포반원들이 생활관에서 쏜살같이 튀어나와 K9 자주포가 있는 진지를 향해 질주했다. 포상에 도착한 자주포 조종수는 주전원을 올리고, 부사수는 포탑 전원분배기를 가동하고 뇌관집을 결합했다. 포반장은 사격지휘소에 전투배치 완료를 보고했다. 

주말과 새벽, 휴식·식사시간 등을 가리지 않고 매일 반복하는 훈련이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장병들은 매일 2회 이상의 주·야간 전투배치훈련과 비사격훈련을 한다. 고단해 보이지만 이들에겐 일상이다. 연말이고, 새해라고 해서 거창한 훈련을 더하진 않는다. 필요하면 해왔던 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몸과 정신에 새길 뿐이다. 이런 훈련이 군사대비태세를 1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연말과 새해의 들뜬 분위기를 어찌 즐기고 싶지 않을까. 군인이라는, 해병대라는 막중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그들을 여기에 붙든다. 서부전선 절대사수라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흔들리지 않는 ‘헌신’이다.

특히 북한의 기습적인 포탄 사격으로 시작된 연평도 포격전의 전훈을 상기하며 수 분 안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전투력을 갈고닦는다. 이들은 연평도 포격전 당시 단 13분 만에 대응 사격하며 적을 분쇄했던 것도 K9 자주포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이들이 K9 자주포 사격훈련에 ‘진심’인 것은 이런 마음가짐 때문이다.

비사격훈련 중 포탄 장전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비사격훈련 중 포탄 장전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부대는 수도 서울과 30㎞, 북한과 1.2㎞ 떨어진 서부전선 최전방 사단이다. 모든 포신이 늘 적진을 향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억제력의 상징이다. 1950년 김포지구전투 수행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천무·K9 자주포·비궁·마린온 헬기 등을 운용하고 체계적인 경계작전 시스템을 구축해 완전작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쏴야 할 때 망설임 없이 쏴라.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은 대대장이 진다.”

예리한 눈빛으로 훈련을 지켜보던 강병길(중령) 포병대대장이 장병들에게 한 이 말에서 굳은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포병대대 장병들에게 자주포는 몸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장비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부상을 당한 것과 다름없다.

포상진지 점령을 위해 달리는 장병들.
포상진지 점령을 위해 달리는 장병들.


부대에는 육군 부사관으로 전역하고 해병대 부사관으로 재임관하거나, 러시아와 한국 복수국적을 보유하는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장병들이 모여 있다. ‘임무’라는 하나의 목표로 뭉친 부대원들을 볼 때마다 강 대대장은 가슴 뭉클하도록 고맙단다. 

강 대대장은 “적이 도발할수록 우리 부대원들의 전투의지만 더 높아지는 것”이라며 “연평도 포격전 현장에 있던 인물이 부대 주임원사로 계신 덕분에 부대원들이 ‘언제라도 적은 도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과 정신 무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병대의 정체성과 대적관을 새기며 적의 도발에도 동요하지 않고 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도 뱀의 냉철함을 바탕으로 언제든 사격할 수 있는 태세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를 배경으로 포반장 김태완(가운데) 중사와 장병들이 전방을 응시하고 있다.
K9 자주포를 배경으로 포반장 김태완(가운데) 중사와 장병들이 전방을 응시하고 있다.


인터뷰-김태완 중사

“전 세계가 인정하는 K9 자주포 운용 큰 자부심”

“북의 도발이 있으면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는 게 저희 해병대2사단 포병대대입니다. 포반원들에게 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갖추자고 항상 당부합니다.”

해병대2사단 포병대대 포반장 김태완 중사가 북녘땅을 응시하며 말했다. 포반장 임무가 4년째로 접어들었지만 매너리즘이란 다른 세상 얘기다. 주둔지 코앞에 적이 있기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임무수행한 경험도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K9 자주포를 운용한다는 자체로도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서부전선 절대사수를 위해 항상 최단 시간에 대응사격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해 다짐은 늘 똑같다. 군대는 항상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건 변함없기 때문이다.

“2025년 새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새해라고 풀어지거나 들뜨지 않고 주어진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병대가 있는 한 서북도서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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