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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해군] '소명을 다해' 우리 것 지키고 승전의 역사 잇는

입력 2024. 12. 31   16:23
업데이트 2025. 01. 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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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현장-해군2함대 황도현함

떠들썩한 연말 분위기지만, 접적지역엔 잔뜩 긴장한 군인들이 있습니다. 해군 승조원들은 생살을 쨀 듯한 칼바람과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칠흑처럼 어두운 심해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조국과 국민을 지킨다는 자부심에 견딥니다. 해군2함대 유도탄고속함(PKG) 황도현함에서 만난 승조원들을 보며 고귀한 ‘헌신’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글=조수연/사진=양동욱 기자

함교에서 전투정보실과 교신하는 황도현함 부장.
함교에서 전투정보실과 교신하는 황도현함 부장.

 

지난달 27일 긴 항해를 마치고 함대 부두에 정박 중인 황도현함에 올랐다. 한파에 바닷바람까지 몰아쳐 온몸이 덜덜 떨렸다.

함정은 승조원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흘린 땀방울로 나아간다. 이에 황도현함의 일과는 정박 후에도 멈추지 않는다. 다음 임무를 완전무결하게 수행하기 위해선 정비계획에 맞춰 함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틈틈이 자체 훈련도 소화해야 한다. ‘전투배치훈련’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투배치훈련은 적의 도발 상황에 대비해 각자 지정된 위치로 신속히 이동해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훈련이다. 승조원 모두의 동선이 엉키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핵심이다.

조원로(소령) 함장이 함정의 중심부에 있는 전투정보실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레이다·통신·전자전 장비 등이 수집한 정보가 모이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함정의 두뇌다. 벽면엔 ‘우리의 취약점은 적이 안 올 것이라고 방심하는 데 있다’고 적혀 있었다.

 

 

전투배치를 위해 각자의 위치로 달려가는 승조원들.
전투배치를 위해 각자의 위치로 달려가는 승조원들.


“총원 전투배치!” 함내 방송으로 적 무인기가 가까이 접근하는 상황이 전파됐다. 방탄모와 부력방탄복을 갖춰 입은 승조원들은 각자의 위치로 향했다. 

매일 시행하는 전투배치훈련에선 이처럼 적 함정·항공기·잠수함 접촉 상황을 부여한 뒤 그에 따른 교전계획 및 절차를 완벽하게 다져간다.

승조원들은 각자의 임무를 숙달하며 긴급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하는 능력과 책임감·자신감을 기른다.

손상통제훈련과 비상이함훈련도 반복한다. 승조원들의 생명과 직결된 해군의 주요 훈련이다. 손상통제훈련은 침수·화재 등 함정이 피해를 보았을 때 확산을 차단하고, 신속하게 복구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다. 비상이함훈련에선 유사시 함정에서 해상으로 탈출하는 절차를 습득힌다.

2함대는 접적해역인 서해와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는 해군의 핵심 부대다. 제1·2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승전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발생한 북한과의 전투는 모두 서해에서 발발했고, 2함대는 선배 전우들의 희생·헌신을 기억하며 책임해역을 사수하고 있다.

조 함장은 “출동이 잦고 쉽지 않은 임무 특성상 전우애가 없다면 부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며 “황도현함 총원은 그 어떤 부대보다 한마음으로 배려하고, 전우애가 투철하다”고 강조했다.

황도현함은 지난해 장비 고장이나 사건·사고가 단 한 번도 없었다. 40여 명의 승조원이 합심한 결과다. 함정엔 전사하는 그 순간까지 방아쇠를 놓지 않고 적과 맞서 싸운 영웅의 군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승조원들은 제2연평해전 당시 산화한 고(故) 황도현 중사의 이름을 딴 함정에 근무한다는 것을 각인하고 있다. 승조원들에게 직업의식이란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우리 것’을 지키고 승전의 역사를 잇겠다는 소명이 담긴 것이다.


김수혁(왼쪽 넷째) 중사(진)와 승조원들이 해양주권 수호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방을 바라보고 있다.
김수혁(왼쪽 넷째) 중사(진)와 승조원들이 해양주권 수호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방을 바라보고 있다.


인터뷰-김수혁 중사(진)

“안전항해 길잡이 역할…승조원들의 ‘눈’ 될 것”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해군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국민이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김수혁 중사(진)는 해군2함대 황도현함에서 조타부사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타사는 망망대해를 안전하게 항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승조원들이 각종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전파하는 업무도 맡는다.

함정은 날씨나 조류 변화 같은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내부 결함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판단 하나하나가 함정 총원의 안전과 직결되기에 한 번의 키 조작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해군의 3대 핵심 가치는 ‘명예·헌신·용기’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용기 있게 임무에 헌신한다면 자연스럽게 명예도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타를 놓치지 않고 ‘싸우면 반드시 박살 낸다’는 자세로 우리 승조원들의 ‘눈’이 돼 무사 항해에 이바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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