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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에도 계속되는 교관의 사명과 다짐

입력 2024. 12. 31   16:59
업데이트 2025. 01. 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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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택 육군대학 전술1학처 전술담임교관·중령
홍성택 육군대학 전술1학처 전술담임교관·중령


대한민국 육군중령으로서 육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영관장교를 양성하는 소임을 맡고 있다. 현재 육군대학에서 전술담임교관 보직을 담당 중이며, 소령 지휘참모과정(Ⅱ형)에서 한 학급의 담임교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지상작전을 주도하는 정예 영관장교를 길러 군단급 이하 실무자로서 불확실하고 복잡한 작전환경에서 창의적·복합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 목표가 있다.

또한 영관장교로서 전략적 사고와 군사적 통찰력을 배양하는데도 중점을 두고 교육생 한 명 한 명이 이론·실무를 균형 있게 습득해 조직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하도록 교관들은 지원한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거듭하면서 한 가지 특별한 체험을 했다. 10여 년 전 소령 시절, 병과학교 전술담임교관으로 보직돼 대위 지휘참모과정(고군반)을 담당한 바 있다. 그때 함께한 제자들이 소령이 돼 다시 사제지간으로 만나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들은 그 시절 과제 해결을 위해 밤새워 토론하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많은 양의 학습을 하면서도 즐겁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늘 옆에 있던 동기(전우), 같이 고민하면서 학생장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인정해 주던 교관이 있어서였다고 말했다.

이런 만남은 내게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과거의 교육이 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교육의 가치와 무게를 재확인하게 만든다. 교관으로서의 모습과 자세를 뒤돌아보면서 교육의 본질과 사명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배움과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교육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중요시하는 이유다.

대위 지휘참모과정에서 시작된 교육이 소령 지휘참모과정으로 연계되며, 장교들의 역량이 단계적으로 심화하고 성숙해지길 기대한다. 중대급에서 군단급으로 이어지는 교육 흐름 속에서 교관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며, 교육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전념하고자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2025년 뱀의 해가 밝았다. 뱀을 막연하게 부정적이거나 무서운 동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에덴동산에서의 뱀은 이브를 현혹해 사과를 먹게 한다. 이런 측면에서 뱀은 사악하고 영악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영리하고 지혜롭다고 볼 수도 있다.

뱀은 신중하게 움직이며 상황을 깊이 읽는 동물이다. 또한 환경에 따라 스스로를 변형해 생존한다. 마치 우리 군에서 요구하는 상황판단력, 통찰력, 융통성을 겸비한 모습과도 유사하다.

이런 의미에서 을사년 새해에도 뱀의 지혜를 닮은 교관으로서 사명을 이어가리라고 다짐한다. 군의 미래를 이끌어 갈 리더를 양성하는 과정이 단순히 이론교육을 넘어 국군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나의 교육철학과 경험이 후배 장교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고, 그들이 더욱 뛰어난 지휘관과 참모로서 군을 끌고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훌륭한 영관장교 양성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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