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코앞에 둔 연말, 일본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일본 방위장비청은 적 부대의 사정거리 밖에서 공격하는 ‘스탠드오프(stand-off) 방어 능력’ 획득을 위해 사거리 200㎞인 국산 ‘12식 지대함 유도탄(12SSM)’의 성능을 대폭 강화한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12SSM-ER)’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방위장비청은 “시험발사는 성공적”이라며 “일본은 향후 스탠드오프 방위 능력의 조기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스탠드오프 방위력’은 일본을 침공하는 함정이나 상륙부대에 대해 그 위협권(사정권) 밖에서 대처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본은 중장기 안보정책을 담은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 등 3개의 안보문서를 2013년 처음 채택했다.
특히 2022년 12월 개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반격 능력’을 명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반격 능력의 명기는 사실상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방위정책의 근간인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는 조치였다.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은 사거리가 1500㎞다. 우리가 2011년 육군 유도탄사령부 산하 부대에 배치한 사거리 1500㎞의 현무3C 순항미사일과 완벽하게 ‘동급’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사정권에 넣고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까지 타격할 수 있는 현무3C 배치에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거꾸로 이제는 일본이 한반도와 중국 주요 군사기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토마호크급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자위대 신전력 도감 2024-2025』를 보면 일본의 12식 지대함 유도탄 능력향상형 발사는 ‘미사일 대국 일본’의 서막에 불과하다. 도감에는 개발이 완료됐거나 개발 중인 차세대 미사일 리스트가 11종이나 등장한다.
2025년 배치 예정인 사거리 1600㎞의 이지스함 발사 토마호크(블록Ⅳ, Ⅴ) 순항미사일, 2027년엔 사거리 3000㎞에 달하는 도서방어용 고속활공탄 성능향상형을 배치할 계획이다. 2027년 이후에는 도서방어용 신대함 미사일(사거리 2000㎞),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사거리 1000㎞)도 배치에 들어간다. 일본은 2030년 이후 사거리 3000㎞가량의 대함·대지 극초음속미사일도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규슈 남쪽부터 대만 동쪽까지 1200㎞ 해상에 활처럼 뻗어 있는 요나구니지마·미야코지마 등 난세이(南西) 제도 2500여 개의 섬 방어를 위해 미사일 개발·배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사일 능력 강화를 위해 2025년도 방위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8조5389억 엔(약 80조 원) 규모를 의회에 요청했다.
일본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에 육박하는 11종의 장사정 미사일의 전력화 계획은 일본의 방위정책 근간을 뒤흔드는 조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에 따라 미국은 ‘창’(공격), 일본은 ‘방패’(방어)의 전통적 역할 분담을 해 왔다.
완벽한 공격무기인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는 일본 정부의 부정에도 완전한 ‘반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일본 군사전문가들은 “일본 자위대를 키워 준 부모는 북한”이라고 말한다. 오늘의 일본 군사대국화 길을 닦아 주고 있는 일등공신은 미국을 자극해 일본의 ‘몸값’을 올려 주는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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