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리더’s 다이어리] 신임장교의 자신감

입력 2024. 12. 26   16:40
업데이트 2024. 12. 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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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 육군52보병사단 용호대대 소대장·소위
김정연 육군52보병사단 용호대대 소대장·소위



보병학교에서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올 하반기 우리 사단으로 전입해 왔다. “정말 잘할 수 있을까?” “그동안 배운 지식으로 어떻게 소대를 지휘하면 될까?” 이런 의문과 고민을 가진 채 소대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마침 사단 주관으로 신임장교 대상의 도시지역 집체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소대원에게 자랑스럽고 믿음 직한 소대장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교육에 응하게 됐다.

교육을 받으면서 부여된 상황과 조치를 단순히 암기하기보다 각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한 뒤 갖가지 제한사항을 뛰어넘으려 노력했다. 도시지역은 다양하고 특수한 환경이 혼재돼 있어 정해진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각 상황의 원리를 알고 배운 것을 응용해야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장애물을 두고도 단순히 극복 방법을 알려 주기보다 조원들끼리 토의하는 시간을 줌으로써 스스로 방안을 찾도록 하는 형태의 교육이 이뤄졌다. 조원들끼리 많은 토론을 하며 조우전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특히 ‘다중격실 극복’에 관한 종합 숙달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조원 5명의 의견이 모두 달랐는데, 누구의 의견이 옳다기보다 서로 생각을 맞춰 가며 어떠한 방법이 더 좋은지 논의했다. 각자의 경계 부분을 담당하는 것도 토론하고, 좁은 공간에서 오인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총기를 본인이 완벽히 통제하며 아군의 정리된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려 노력했다.

소대장은 소대원 모두의 생사를 책임져야 한다. 이번 훈련을 하면서 도시지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조우전이 발생했을 때 소대원 모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소대원을 통솔해야 하는 지휘자로서 순간의 판단으로 그들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게 얼마나 엄중한지 깨달았다.

도시지역 특성상 그 찰나의 판단으로 인해 생사가 갈릴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짧은 순간 좁은 공간에서 사격자세, 격실 극복, 경계구역, 총기 위치 등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교육을 받은 뒤 더욱 책임감을 갖고 소대원들을 이끌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계속된 야간훈련과 궂은 날씨로 인해 3박4일간의 집체교육 기간 피로도가 누적됐지만, 교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 교관님들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번 집체교육 때 단순히 전투기술과 교리만 배운 게 아니다. 첫 군 생활에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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