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1974년 12월 30일 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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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두부가 요리 대결의 주재료로 등장했습니다. 요리사들은 두부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는데요. 두부는 우리 장병들의 급식에도 빠지지 않는 영양 만점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끼니 해결에 급급했던 50년 전에는 두부를 장병들이 직접 생산해 섭취해야 했답니다.
국방일보의 전신인 전우신문은 1974년 12월 30일 자 1면에서 장병들이 직접 두부를 만들어 양질의 식사를 하는 해군·해병대 부대를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 국민이 어렵던 그때 그 시절, 장병들에게 겨우내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자 하는 부대의 노력이 읽히는데요.
기사를 살펴보면 “따뜻이 먹이고 따뜻이 입히며 따뜻이 재운다는 것은 지휘관들의 한결같은 여망”이라며 “해군해병9330부대는 지역 입지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계절에 따라 풍성히 생산되는 해산물을 가장 쌀 때 구입, 비축해 뒀다가 급식시키는가 하면 각종 부식은 부대에서 직영하며 군인 가족들의 협조를 얻어 질적 개선을 가져오게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사와 함께 첨부된 사진에서 두부를 생산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장병들은 알루미늄 모판에 만들어진 두부를 물에 씻은 뒤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정성껏 탄생한 순백의 두부에는 ‘해병’이라는 글씨가 새겨졌고요. 그렇게 따끈따끈한 ‘해병 두부’가 탄생했습니다. 아마도 소중한 전우가 먹는 음식인 만큼 두부 생산에 참여한 장병들 역시 자부심이 가득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부대에서 겨울철 장병 먹거리를 위해 두부 못지않게 신경 쓴 것은 김치였습니다. 해군 장교 부인회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부대 장교 부인회는 해마다 2000㎏의 각종 젓갈로 김장을 맛있게 담가 왔는데, 올겨울도 장병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꾸며 주고 있다”며 “김치 재료를 현지 가격으로 값싸게 구입해 직영공장에서 가공하는 등 이익금을 얻어 멸치볶음·쇠고기조림·마른 명태 등을 조달해 푸짐한 식탁을 꾸미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장병들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무·배추를 한가득 쌓아 놓고 김장 봉사에 참여한 장교 부인회의 사진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대는 콩나물 재배를 위해 자동살수기 2대를 새로 제작해 급양대원들의 수고를 덜어 줬는데요. 풍부한 재료와 함께 맛있게 조리하는 기술교육까지 실시해 급양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영양 가득한 급식을 먹은 장병들이 아마도 그 시간만큼은 추위도 잊은 채 군 생활의 낙을 찾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도 이제 저물어 갑니다. 혹한의 날씨에도 임무를 완수했던 선배 전우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올 한 해도 흔들림 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장병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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