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표창 ‘독후감 우수작’ 수상소감
고통의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책을 펴고 읽었다
그렇게 굵어진 삶의 뿌리는 전역 후 버팀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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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한국인들에게 ‘책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사건이 벌어졌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으로는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국내 서점에는 책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SNS에서는 ‘텍스트 힙’(독서는 멋진 것)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국군 장병들은 진중문고를 통해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내면의 성장을 도모하고 개인적인 소양을 쌓아왔다.
국방부는 매년 본지 ‘진중문고+’ 코너에 실린 독후감 중 우수작 한 편을 선정해 국방부 장관 표창을 전달하고 있다. 올 한 해도 진중문고 목록에 등록된 책을 읽고 쓴 수준 높은 글 가운데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 작전참모부 예비역 병장 강병준 씨가 선정됐다. 총 21편 중 한국문인협회의 엄격한 심사 결과 본지 8월 8일 자에 게재된 강씨의 ‘건강한 조직의 생명력, 리더십’(『홀로 빛나는 리더는 없다』를 읽고)이 선정됐다. 2025년 새해에도 진중문고와 함께할 장병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막 성인이 된 후 입대한 젊은이들에게 군 생활 동안의 시간은 무척 혼란스럽고 버거울 것이다. 따뜻한 가정의 품에서 벗어나 낯선 단체생활을 갑자기 하려고 할 때 느껴지는 그 막연한 두려움은 경험한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군 생활 동안 겪는 인간관계 문제와 진로에 대한 고민 역시 병사들에게 고통스럽게 다가오곤 한다. 마치 새 터전에 심어지는 연약한 묘목처럼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고 괴로워한다.
군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나는 이런 고통의 순간마다 책을 읽었다. 업무를 하면서 두려움을 느낄 때, 선·후임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제대 후 진로에 대해 막막함을 느낄 때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 두려움을 떨쳐냈다. 책 안에는 삶의 이정표가 산재해 있다.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제시해 주고, 여정에 필요한 장비도 제공해 준다. 그렇게 나는 책 속에 있는 길을 따라 나라는 묘목을 조금씩 성장시켰다.
어느새 성장한 나무가 돼 ‘단체 속의 나’로서 리더십에 대해 고민할 때 우연히 『홀로 빛나는 리더는 없다』란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통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책에서 배운 성찰·경청·소통의 자세를 실천하면서 상관과 후임 모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책이 나에게 또다시 길을 제시해 준 것이다.
그렇게 책과 동행하며 내 뿌리는 더욱 깊어졌고, 이파리는 싱그러워졌다. 그러자 그 어떤 역경이 생겨도, 슬픔이 생겨도 전보다 씩씩히 견뎌낼 수 있었다. 군 생활 동안 독서를 통해 굵어진 내 삶의 뿌리는 전역 후에도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 일어나 손을 책장으로 뻗어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하라.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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