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은 2006년 레바논 종전 이후 ‘안보리 결의안 1701호 위임명령(UNIFIL Mandate)’의 일환으로 민간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실향민의 안전한 귀향을 보장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임무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의 민군작전은 작전지역 내 지역주민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전투부대원이 무장단체 등으로부터 비우호적 행위를 받지 않고 성공적인 작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9월 17일 무선통신기기 폭발을 시작으로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이 격화됐다. 이스라엘의 최대 규모 공습이 시작된 23일, 레바논 남부지역 민간인의 북부로 이동하기 위한 대규모 피난 행렬이 시작됐다. 모든 도로가 상행을 위한 일방통행으로 변하고, 약 70㎞에 불과한 거리를 15여 시간에 걸쳐 이동해야 할 만큼 차량 평균속도는 5㎞/h를 넘지 못했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각 시청은 문을 닫고 시장들은 관할구역을 이탈해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났다.
동명부대는 하루라도 빨리 평화가 찾아와 지역주민이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인도적 지원 물자를 10월 1일부터 조금씩 준비하기 시작했다. 작전지역 내 모든 상점이 문을 닫거나 약탈당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였지만 레바논 중부지역 시돈과 수도인 베이루트 일대 여러 업체를 수소문했다. 그 결과 나와 가족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산다는 생각으로 식품, 생활용품, 여성용품 등 13종을 한 달여에 걸쳐 구매했다.
지난 11월 21일, 부르글리아 시청에서 동명부대장 주관으로 첫 번째 공여식을 열었다. 인도적 물자공여 소식에 우리를 보기 위해 수많은 주민이 시청을 찾았고, 동명부대 장병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인파 속에서는 무력분쟁으로 인한 안전조치 일환으로 중단한 동명부대 태권도교실을 수강하는 아이들 모습도 보였다. 공여식 현장에서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다시 보니 임무수행의 보람과 함께 나와 우리 동명부대 전우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나아가 부대는 휴전상황을 고려해 의료 지원과 한글·태권도 교실 등 정기 민군작전을 정상화하고 폭격으로 인한 잔해로 피해받고 있는 주민을 위해 도로를 정비하는 등 맞춤식 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레바논에 하루라도 빨리 평화가 정착돼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생활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동명부대가 보이는 한국적 정서와 행동 역시 레바논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는 곧 동명부대가 안전하게 군사작전을 펴는 데 성공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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