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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목표 달성기

입력 2024. 12. 23   16:16
업데이트 2024. 12.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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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준 중사 육군포병학교 포술2교육단
서민준 중사 육군포병학교 포술2교육단

 


청룡(靑龍)의 해인 2024년이 저물고, 을사년(乙巳年) 청사해가 다가오고 있다. 용광로보다 뜨거웠던 열정으로 한 해 목표를 달성한 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목표한 바는 반드시 이루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달성해 왔다. 그러나 목표 중 하나였던 육군포병학교 교관이 되고 나서의 내 모습은 부끄러웠다. 100여 명의 교육생 앞에서 교관은 모범이 되고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체력단련은 뒤로한 채 밤낮으로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연구와 교육 준비에만 매진한 탓에 체중은 20㎏이 넘게 증가했고, 체력이라면 자신 있던 과거의 나는 없었다. 교관은 됐으나 군인 모습에선 한 발짝 뒤로 멀어져 있었다.

올해 3월 1일, 나는 체중감량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부사관이 되기 위해 매일 5~10㎞ 이상을 달렸기에 달리는 것에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당시 90㎏에 달하는 몸 상태로는 2㎞ 달리기도 어려웠다. 무릎과 허리, 발목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워야 하는 군인이고, 동시에 그러한 군인을 교육하는 교관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3월 한 달은 30㎞로 시작했다. 8월부터는 매달 100㎞ 이상을 달렸다. 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10월 나주에서 개최된 마라톤대회에 지휘관을 비롯해 부대원들과 함께 참가했다. 혼자 달리기를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열기와 동시에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군인인 나보다 자기관리가 잘 된 시민들을 보며 부끄러움도 느꼈다. 체력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기회가 됐다.

이후 마라톤 매력에 빠져든 나는 무안 마라톤대회를 거쳐 이달 12월 열린 화순마라톤대회에서 10㎞를 43분에 통과하며,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함과 동시에 참가자 1500명 중 70등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또한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부대에서 주어지는 일일 체력단련시간을 활용해 체력단련에 힘쓴 결과 이제는 체중이 70㎏으로 10개월간 20㎏을 감량할 수 있었다. 감량을 통해 나는 편해진 전투복뿐만 아니라 군인으로서의 전투력, 교관으로서의 외적 군기 유지,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 그리고 언제 어떠한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을 소중한 결실로 얻을 수 있었다.

목표를 향해 달리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앞으로도 도전적인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그리고 교관으로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훌륭한 부사관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나 자신에게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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