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코딩교육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정부는 교육과정을 개정해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필수화했다. 이는 단순히 코딩 스킬을 숙달하기 위함이 아니라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추세는 대학 교육에도 이어져 대부분 대학에서는 전공과 무관하게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교육하고 있다.
한편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은 기존 코딩교육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코딩교육에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학습과 단순 코딩 작업의 자동화가 가능하다. 일부 교육학자는 학습자들이 소프트웨어 설계, 분석, 평가 같은 보다 고차원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서 많은 학습자가 인공지능이 제시한 답이 어떤 이유와 과정으로 도출됐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인공지능에게 질의한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코딩 실력이 부족한 학습자일수록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의존 현상은 심화된다. 또한 개인 역량 개발보다는 좋은 학점 취득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학업 분위기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더욱 맹목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코딩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습자가 작성한 답안을 실효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전에는 학습자가 제출한 답안 코드를 통해 문제 이해도, 논리적 오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존한 답안에는 학습자가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코딩 과정에서 학습자의 사고 과정이 생략돼 버렸기 때문이다. 코딩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이 크게 퇴색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올바른 활용을 유도하는 방안 중 하나로 코딩 인터뷰 방식의 평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딩 인터뷰는 질의응답, 실시간 코딩, 작성된 코드에 대한 상세 설명 및 수정 요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정답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이 제시한 대답의 이유와 근거를 적극적으로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즉, 학습자는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해답만을 요구하는 단순한 질의를 넘어 제시된 해답이 도출된 단계적 절차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꼬리물기식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학습 참여도와 성취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교육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코딩 인터뷰 방식의 평가가 올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소규모 학급 운영, 평가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
코딩교육은 결과 중심의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원리 이해와 이를 새로운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전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코딩교육의 교육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를 도외시하며 기존 교육방식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코딩교육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학습 방안과 교육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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