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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your service” “Thank you for your support”

입력 2024. 12. 18   15:58
업데이트 2024. 12.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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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한미연합군사령부 민군작전부 육군중령
이성호 한미연합군사령부 민군작전부 육군중령


"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 "지지해 줘 감사합니다"

미국 출장서 만난 미국인들
군인에 대한 존경심 대단
관공서·은행 업무 먼저 처리
어느 누구도 이의제기 안 해

 

최근 일주일간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 보니 준비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FVR(Foreigner Visitor Request) 승인부터 A2비자 발급, 미군 부대 방문에 따른 무관 동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군 생활 26년 중 가장 생소한 업무로 기억한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뉴올리언스에 도착하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인천공항에서 미 샌프란시스코 경유 비행기가 5시간이나 지연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항공기에 환승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군 생활을 해 오면서 우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누구보다 잘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다른 문제였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 날 아침에야 목적지에 도착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날 저녁 피곤함을 한 방에 날려 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한미 측 동료들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출입하는 모든 분이 제복을 입은 우리의 손을 잡아 주거나 어깨를 두드려 주시면서 “Thank you for your service(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넸다. 이에 “Thank you(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니, 옆에 있던 미군 동료가 여기선 “Thank you for your support(지지해 줘 감사합니다)”라고 하면 된다고 알려 줬다.

군인을 향한 미 국민의 존경심은 대단하다. 비행기를 탈 때 군인은 우선 탑승 서비스를 받고, 웬만한 식당·쇼핑몰에선 군인 혹은 제대군인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관공서와 은행에서도 일반 민원인보다 군인의 업무를 먼저 처리해 주는데,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는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군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란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이 그다지 좋다고 할 순 없었다. 군인들에게 아주 작은 대접이라도 하려 하면, 그건 부당한 특혜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이런 부정적 시각보다 긍정적 인식이 점차 늘고 있다. 얼마 전 한 식당에서 밥을 먹던 군인의 식사비를 대신 내준 시민, 군인이 주문한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손글씨를 적은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사례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군인은 우리의 가족·친구·이웃이고, 이들의 희생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사실은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절실한 진실이다. 국민의 작은 감사 표시만으로도 군인들의 사기는 충천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은 자신의 꿈과 행복, 젊음을 잠시 미뤄 놓는다. 이들을 위해 “Thank you for your service” “Thank you for your support”라는 감사의 말을 전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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