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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해군, 안보동맹을 넘어 과학기술동맹

입력 2024. 12. 18   15:59
업데이트 2024. 12. 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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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소령 해군본부 전략기획과
이호준 소령 해군본부 전략기획과



한미 해군과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 해양기술연구원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해양과학기술발전협의체(MSTCSG) 구성을 위한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MSTCSG는 미래 기술, 정보전, 다영역전 및 플랫폼·무장의 4개 분과로 구성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유·무인체계, 수중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 해군이 이제는 미 해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해양과학기술을 공동 연구할 수 있는 모멘텀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협력각서 체결식에 실무자로 참석한 나는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함정 설계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공동 연구개발을 희망하는 미 해군연구소(ONR)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연구 과정에서 직면한 난제를 한국 해군·해양기술연구원과의 협업으로 해결하고자 했으며, 협력각서 체결을 계기로 양국 해군·국방연구기관 간 교류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나는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을 넘어 과학기술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해양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 해군이 상호운용성·상호호환성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구성된 한미 MSTCSG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자 한다. 첫째, 한미동맹을 과학기술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해군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해군은 양국 군 사이에 최초로 MSTCSG를 구성함으로써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둘째, MSTCSG 구성으로 우리 해군이 추진 중인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현재 해군은 미래의 다변화하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Navy Sea GHOST)’ 구축과 ‘해군 우주력 발전(Maritime GALAXY)’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MSTCSG를 통해 양국 해군과 국방연구기관 간 기술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첨단 해군 전력 건설, 병력 부족 문제 극복, 확대되는 해군의 임무 완수, 미래전 양상에 선제적 대비 등 해군이 직면한 다양한 도전을 극복하고 양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 해군의 해양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선 양국 간 협력이 계속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려면 이 협의체의 영문(MSTCSG)이 의미하는 것처럼 서로의 기술과 능력을 공유(Must Share)하고 상호협력(Team-up)·협업(Collaborate)하며 속도를 높여(Speed-up) 서로를 이끌어 나갈(Guide)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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