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2024 한·아세안+ 국제군수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대표단의 통역지원 임무를 맡았다. 기본적인 임무는 통역지원이었지만, 안내장교와 함께 사우디 대표단과 하나가 돼 5박6일간의 일정을 동반했다. 각국의 군인들과 나눈 석별의 정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지금, 사우디 대표단과 우리 군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얻은 가르침을 떠올려 본다.
첫째, 이번 임무를 수행하면서 육군 군수지원체계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불안한 안보정세 속에서 확대 개편을 앞둔 사우디 육군은 대규모 지상군의 전쟁 지속능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효율적인 군수지원체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우리 육군의 선도적인 군수지원체계는 사우디 육군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양국 간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우리 육군의 군수지원체계를 이해하고, 전장에서 드러나는 병력과 자산의 이면엔 군수인들이 전승 보장을 위해 굳건히 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우리 방산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우디 육군의 또 다른 관심사는 우리나라의 여러 방산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선진 군사기술을 도입해 군수지원체계를 완비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표단은 행사기간 방산 전시장을 종횡무진하며 각종 군사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브리핑을 받는 등 우리 방산기업들과 적극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와 다른 작전환경을 가진 사우디 육군도 국산 군사기술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방산업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꼈다.
셋째, 정성이 언어장벽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내장교와 나는 육군의 군수지원체계, 군사기술을 넘어 한국에 관한 좋은 인식을 대표단에 심어 주기 위해 지극정성으로 임무를 처리했다. 군사용어 숙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원활한 통역을 하고자 준비했고, 사우디 대표단이 최대한 많은 방산기업 실무자와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안내장교를 돕기도 했다.
이러한 정성이 대표단의 마음에 닿았는지 사우디 대표가 각국 대표단이 모인 환송식 자리에서 나를 안아 주며 “He is my son!”이라고 하는 등 각별한 친밀감을 표현했다.
돌이켜 보면 지난 일주일의 임무를 관통하는 가치는 ‘연결’이었다.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우디 대표단과 우리 육군을 비롯한 여러 방산기업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데 힘썼다. 그 노력은 함께한 모두의 정서적 연결로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하며 얻은 교훈을 자양분 삼아 앞으로의 군 생활에서도 ‘연결’의 가치를 모토로 관계를 소중히 하는 장교가 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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