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외국어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행동 뒤에 숨은 진짜 의도 봐야

입력 2024. 12. 17   16:44
업데이트 2024. 12. 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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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 

가까이 있으면서 조용할 땐 ‘성급함’ 끌어내기 위함이요
멀리 있으면서 도발할 땐 ‘진격’ 이끌어내기 위함이거늘
의도 간파하고 전체 통찰할 때 비로소 주도권 쥘 수 있어

 

敵近而靜者, 恃其險也. 遠而挑戰者, 欲人之進也(적근이정자, 시기험야. 원이도전자, 욕인지진야) 
⇒적이 가까이 있으면서도 정숙을 유지하는 것은 험준한 지형을 믿고 있어서다. 적이 멀리 있으면서 싸움을 걸어오는 것은 아군의 진격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If the enemy is in proximity but remains quiet, it means that they are relying on the rugged terrain surrounding their position. 
If the enemy is at a distance and challenges to a battle, he wants you to advance. 
손자는 이 구절을 통해 단순히 적의 행동(behavior)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 뒤에 숨은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를 간파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단순히 전투(battle)의 순간뿐 아니라 전쟁 전체의 흐름(flow of war)을 주도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이다.

 

견고한 진지를 구축하고 상대를 기다리는 모습을 챗GPT로 형상화한 이미지. 챗GPT 제공
견고한 진지를 구축하고 상대를 기다리는 모습을 챗GPT로 형상화한 이미지. 챗GPT 제공

 

 

가까이 있으면서 정숙한 적의 의도 

‘敵近而靜者, 恃其險也(적근이정자, 시기험야)’는 적이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조용히 방어적 태세(defensive posture)를 유지하는 상황을 설명한다. 이는 적이 험준한 지형적 우위(terrain advantage)를 믿고 아군의 성급한 움직임(hasty movement)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험준한 지형(Rugged terrain)은 적이 적은 병력으로도 대규모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 낼 수 있는 방어적 조건(defensive conditions)을 제공한다. 아군이 성급히 진입하면 함정(trap)에 빠지거나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산악지형(mountainous terrain)이나 계곡(valleys)처럼 방어에 유리한 환경에서 적이 조용히 대기한다면, 이는 아군의 공격을 유도하는 전략(attack induction strategy)일 수 있다. 손자는 이럴 때 지형적 유리함과 불리함(the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terrain)을 분석하고 신중히 대응하라고 강조한다.


멀리 있으면서 싸움을 걸어오는 적의 의도 

‘遠而挑戰者, 欲人之進也(원이도전자, 욕인지진야)’는 적이 멀리 있으면서도 아군에게 도전하거나 도발하는 경우, 이는 아군을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로 유인하려는 전략(strategy of luring)임을 시사한다. 적이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행동(provocative action)을 보이며 아군의 진격을 유도하려는 이유는, 그들이 이미 준비된 함정(prepared trap)이나 유리한 위치(favorable position)에서 전투를 벌이고자 하기 때문이다. 적의 도발(Enemy provocation)에 쉽게 넘어가는 건 아군이 적이 준비한 함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군이 신속히 대응하도록 적이 압박하는 경우, 이는 아군이 지형적 불리함(geographical disadvantage)을 인지하지 못한 채 행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의 일환이다. 가령 적이 넓은 개활지(open ground)나 좁은 협곡(narrow gorge)으로 아군을 유도하려 한다면 아군의 기동성(maneuverability)을 제한하거나 병력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자는 적의 의도(enemy’s intentions)를 먼저 분석하고, 아군이 전투에 나서기 전 지형과 상황(terrain and situation)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적의 의도를 간파하는 전략적 사고 

손자의 가르침은 적의 행동을 표면적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이면에 숨은 의도(hidden intentions behind)를 읽어 내는 통찰력(insight)을 요구한다. 이는 전장의 복잡성과 유동성(the complexity and fluidity of the battlefield)을 이해하고, 적의 행동에 감춰진(hidden in enemy actions) 전략적 계산(strategic calculation)을 파악함으로써 아군의 행동을 최적화하는 데 있다. 적이 조용히 방어적 태세(defensive stance)를 유지하는 경우, 이는 아군의 공격을 기다리며 지형적 이점(geographical advantage)을 활용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적이 아군을 도발하며 전투를 유도하는 경우, 이는 아군을 유리한 지형(favorable terrain)에서 불리한 지형(adverse terrain)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손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항상 적의 의도를 분석하고, 아군이 지형적 우위(Geographical advantage)와 전술적 주도권(tactical initiative)을 확보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현대적 적용 : 정보전과 심리전 

손자의 이 가르침은 고대전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전쟁에서도 적의 의도(enemy’s intentions)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적이 근접한 상황에서도 공격을 자제하는 경우, 이는 방어적 함정(defensive trap)을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적이 도발적으로 행동하며 아군을 유인하려는 경우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이나 정보전(information warfare)에 의한 혼란(confusion)을 유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손자의 통찰은 전쟁의 본질(the nature of war)이 단순한 무력충돌(simple armed conflict)을 넘어 정보(intelligence), 지형(terrain), 심리(psychology) 요소가 결합된 복잡한 분쟁(complex conflict)임을 일깨워 준다. 그의 가르침은 오늘날의 복잡한 전쟁환경(complex war environment)에서도 유효하며, 적의 행동과 의도(enemy actions and intentions)를 분석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의 중요성을 알려 준다.


성급함을 경계하고 통찰력을 키워라

손자는 전장에서 성급한 행동(hasty actions)을 경계하고, 적의 의도를 간파하는 통찰력(insight)으로 전쟁을 주도할 것을 가르친다. 적이 가까이 있으면서도 조용한 이유, 멀리 있으면서 도발하는 이유를 파악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결정짓는 열쇠다. 이는 전술적 대응뿐만 아니라 전쟁 전체를 통찰하는 전략적 사고로 이어진다. 손자의 이 가르침은 전쟁은 물론 인간사의 모든 복잡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요한 지침으로 남아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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