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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군대가 곧 국력

입력 2024. 12. 11   16:38
업데이트 2024. 12. 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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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을 읽고


김광회 소령 육군보병학교
김광회 소령 육군보병학교

 

노석조 지음 / 메디치미디어 펴냄
노석조 지음 / 메디치미디어 펴냄



중동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안보문제를 해결하고 강한 군대를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이스라엘에서 찾은 병영혁신 정책을 『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에서 소개하고 있다.

앳된 얼굴의 청년이 소총을 둘러메고 전철을 타고, 권총을 찬 경찰이 식당에서 햄버거를 시켜 놓고 맥주를 마시는 곳, 긴장감 넘치는 광경이지만 이러한 모습이 일상이 돼 버린 곳. 이스라엘은 비정상에서 정상을 유지하는 묘한 도시다. 강력한 오일파워를 자랑하는 주변 아랍·이슬람권 국가와의 전쟁과 마찰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나라. 그럼에도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2000달러로 우리나라보다 7000달러나 높은 경제강국. 원동력은 국가 발전의 밑바탕이 되는 국방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작지만 강한 이스라엘의 국방은 대한민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군은 입대하는 청년들의 성향, 군문화의 변화, 급격한 사회 발전, 입대자원 감소, 종교적 병역거부 등 징병제를 시행하는 데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스라엘이 징병제에 따르는 다양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징병제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군의 교육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청년들이 스스로 군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로 8200정보부대에 들어가면 이스라엘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청년들에게 심어 줬다. 이스라엘은 8200부대에 들어가는 게 일류대학에 입학해 지식을 쌓고 특별한 기술을 배우는 것과 동일하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병역의무에 따라 입대한 신병이 국가 최고 수준의 교육과 함께 사회에서 돈을 주고도 배우기 어려운 첨단 정보기술(IT)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연히 8200부대에 지원자가 몰렸고, 이스라엘군은 우수한 자원을 선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 청년들에게 군은 엘리트 조직, 군 복무는 자기개발 기회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함으로써 많은 인재가 자발적으로 입대를 원하도록 하는 선순환구조를 정착시켰다.

이스라엘 IT 기업의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8200부대 출신자를 우대하니 청년들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군과 사회의 협력으로 인재 선발·양성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군 역시 입대 장병에게 자기개발 여건을 보장하고 군과 사회가 연계된 자기개발 시스템 정착 등 청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군대는 기업처럼 거액의 연봉으로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오직 군대만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교육관리 시스템으로 군과 사회 모두가 원하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

이스라엘은 군의 교육 기능을 통해 군과 사회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그 결과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 군의 최종 목표 역시 싸워 이기는 강한 군대다. 이를 위해선 우수한 자원의 입대를 이끌고, 그들의 능력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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