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외국어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물살과 몰살 한 끗 차이 … 가로지르려다 휩쓸려갈 수도

입력 2024. 12. 10   15:47
업데이트 2024. 12. 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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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 전장의 자연,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

급류 억지로 건너려 시도 땐
진형 붕괴·장비 손상·전술 제한
병사 생명뿐 아니라 군대 생존 위협
서두르기보다 잦아들 때 기다려야
자연·지형·건강·사고 조화 이룰 때
전쟁의 승리 보장할 수 있어

丘陵堤防, 必處其陽, 而右背之. 此兵之利, 地之助也(구릉제방, 필처기양, 이우배지. 차병지리, 지지조야) 上雨水沫至, 欲涉者, 待其定也(상우수말지, 욕섭자, 대기정야) 

⇒구릉과 제방에서는 반드시 양지에 진을 편성하고 우측 후방의 경사를 등지고 주둔한다. 이렇게 해야 용병에 유리하고 지형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상류 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물살이 물거품을 내며 내려오면 건너고자 하더라도 급류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In hills and embankments, it is essential to establish the camp on elevated ground, with the right rear slope as support for defense.
These ways, you can gain advantages in military operations and leverage the benefits of the terrain. 
In areas upstream where heavy rainfall causes strong currents and foaming waters, even if you want to cross, you must wait until the rapids subside. 

 

급류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장수. 사진=챗GPT
급류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장수. 사진=챗GPT

 


지형 활용과 군사 전략의 핵심 원칙

손자는 ‘丘陵堤防(구릉제방), 必處其陽(필처기양), 而右背之(이우배지)’라는 가르침을 통해 지형 활용이 단순한 주둔지 선택이 아니라 전쟁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적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군대를 어디에 주둔시킬 것인가를 넘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군대의 생존과 작전 성공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

‘必處其陽(필처기양)’은 군대를 햇볕이 잘 드는 양지(sunny side)에 배치하라는 의미다. 양지는 병사들이 건조하고 건강한 환경(dry and healthy environment)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습기와 질병(dampness and disease)으로부터 보호한다. 햇볕은 단순히 온기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병사들에게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tability)을 주며, 질병 발생률(disease incidence)을 줄여 군대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높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음지(shaded areas)나 습기가 많은 환경(humid environment)은 병사들을 피로와 질병(diseases)으로 이끌어 전투력을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

또한 ‘而右背之(이우배지)’는 우측과 후방에 경사진 지형(sloped terrain)을 두라는 가르침이다. 이러한 위치 선정은 방어를 강화하고 적의 우회 및 기습(surprise attacks)을 방지하며, 퇴각로(retreat routes)를 확보해 아군의 전술적 융통성(tactical flexibility)을 높인다. 경사진 지형은 방어적 장점뿐 아니라 군대가 적보다 높은 위치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우위를 제공한다. 이는 병사들에게 물리적, 심리적 이점(physical and psychological benefits)을 동시에 제공하며, 전투 결과(battle results)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손자는 이를 ‘此兵之利(차병지리), 地之助也(지지조야)’라고 요약하며, 지형의 이점(terrain advantage)을 단순히 방어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술적이고 전략적인 승리(tactical and strategic victory)로 연결하는 통찰력(insight)을 제시한다. 이 가르침은 단기적인 전투뿐 아니라 장기적인 전쟁의 성공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basic principles)을 담고 있다.


자연의 힘과 신중한 대처 

손자는 ‘上雨水沫至(상우수말지), 欲涉者(욕섭자), 待其定也(대기정야)’를 통해 물의 위험성(the dangers of water)을 강조하며 자연의 힘(the power of nature)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폭우로 인해 상류에서 물이 거세게 흐르고 물거품이 이는 상황에서는 물살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급류(raging currents)를 억지로 건너려는 시도는 병사들의 생명뿐 아니라 군대 전체의 생존가능성(survivability)을 위협한다. 물살은 병사들의 진형(formation)을 붕괴시키고, 장비를 손상시키며, 전술적 대응 능력(tactical response capabilities)을 심각하게 제한한다. 손자는 이러한 환경적 위험(environmental hazards)을 직시하며 서두르기보다 인내심(patience)과 신중함(caution)을 갖춘 행동이 장기적인 생존과 승리(long-term survival and victory)를 보장할 수 있음을 가르친다. 이는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자연의 힘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유리한 조건을 창출하려는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의 본질이다.


현대 군사작전에서 손자의 가르침 

손자의 ‘丘陵堤防(구릉제방)’과 ‘上雨水沫至(상우수말지)’라는 가르침은 현대 군사 작전(modern military operations)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 지형과 환경 조건(Terrain and environmental conditions)은 병사들의 안전(safety of soldiers)과 군대의 기동력 (maneuverability)과 같은 여러 요소에 직접적인 영향(direct impact)을 미친다. 예를 들어 현대 전장에서 자연재해(natural disasters)는 군사 작전의 흐름(flow of military operations)을 뒤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손자의 가르침은 지형(terrain)을 단순한 물리적 조건(physical conditions)으로만 보지 않고, 그것을 전략적 도구(strategic tool)로 활용하는 지혜(wisdom)를 제시한다. 이러한 통찰(insight)은 자연의 힘(nature’s forces)을 단순히 극복하려는 시도를 넘어, 그 힘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군사적 우위(military advantage)를 확보하는 능력(ability)을 요구한다. 현대의 군사 작전(modern military operations)은 더 이상 단순한 병력(number of troops)이나 기술적 우위(technological superiority)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손자가 제시한 환경(environment)과 지형의 활용 원칙(principles of terrain utilization)은 오늘날의 복잡한 전쟁 환경(complex warfare environment)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손자의 가르침은 군사 전략(military strategy)을 넘어선다. 그것은 전쟁에서 생존(survival)과 승리(victory)의 균형(balance)을 맞추고, 자연(nature)과 환경의 변수(environmental variables) 속에서도 안정(stability)과 질서(order)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insight)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전술적 조언(tactical advice)이 아니라 현대의 복잡한 도전(complex challenges) 속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지혜의 보고(treasure trove of wisdom)다.

손자는 우리에게 전쟁이 단순히 적(enemy)과 싸우는 행위(act of combat)가 아니라 자연(nature), 지형(terrain), 병사의 건강(soldiers’ health), 그리고 전술적 사고(tactical thinking)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이러한 조화(harmony)는 전쟁의 결과(outcome)를 넘어 군대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long-term survivability)을 결정짓는 본질적인 원칙(fundamental principle)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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