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내 일(Job) 출근합니다

균형 잡힌 두 바퀴로 인생 2막도 씽씽

입력 2024. 12. 09   16:10
업데이트 2024. 12. 09   17:16
0 댓글

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 ‘내 일(Job) 출근합니다’ 
⑭ 이성학 예비역 육군소령

5년 전부터 ‘미리 준비’…전기자전거 시장 ‘미래 대비’
전역 전 정비 자전거 기술학원 다니며 자격증 취득
바로 창업 않고 대리점 취업해 현장 상황부터 배워
자출족 늘고 친환경 관심 커지며 뜨는 사업 기대감
리튬배터리 등 기계적 원리 이해·전기적 지식 필수

전역 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제대군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모두가 원하는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시선, 자신의 능력, 환경 등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내 일(Job) 출근합니다’ 14번째 주인공인 이성학(예비역 육군소령) 씨는 그런 의미에서 소원을 이룬 사람이다. 전역 후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자전거숍’을 차렸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전거를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전기자전거부터 전동스쿠터까지 친환경 전동모빌리티를 전문적으로 판매·수리하는 것은 물론 창업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전역부터 창업까지 그에게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 봤다. 임채무 기자/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육군에서 23년간 근무하고 2018년 소령으로 전역한 이성학입니다. 저는 의정장교로 임관해 주로 육군 의무부대, 군병원, 군수부대, 사령부급 부대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보직은 군 장병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무대장과 참모, 군수부대에선 의무장비·물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시에서 2020년 전동모빌리티숍(모던휠)을 창업해 5년째 운영 중입니다.”

‘정비’란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기름때 묻은 손, 바삐 돌아가는 기계음, 얼굴에 묻어나는 고단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학 씨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란다. 그가 하는 일은 바로 ‘전동모빌리티숍’ 운영이다.

“제가 하는 일은 친환경 전동모빌리티 제품을 판매·수리하는 것입니다. 전동모빌리티라고 하면 요즘 많이 이용하는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전동킥보드 등을 말하는데요. 본사에 제품을 발주해 조립·세팅하고 고객분들에게 판매하는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운행 중 고장 난 제품의 경우 전기적인 부분과 기계적인 부분은 수리도 직접 하고 있어요.”

이씨는 군대에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바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N잡러’다. 전동모빌리티숍을 운영하면서도 자전거교육지도자 자격증을 활용해 (사)자전거21에서 주관하는 자전거 정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전동 분야)로 위촉돼 창업 컨설팅도 한다. 그는 어떻게 지금의 일을 하게 됐을까?

“저는 전역 후 자전거와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전역하기 5년 전부터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전문적인 기술과 숍 운영 노하우가 필요해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자전거 정비 기술학원을 다니면서 자전거 정비 기술을 익히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죠. 자전거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자전거21에서 주관하는 자전거교육지도자 과정을 수료해 자전거 관련 법령·교육·안전·문화 등도 함께 배웠습니다. 전역한 군인이 창업하면 실패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1년여간 자전거 대리점에 취업해 현장에서 다양한 사례의 정비 기술을 배우고 영업 노하우도 쌓았죠. 덕분에 전동모빌리티숍을 문제없이 차릴 수 있었어요. 사실 전역 후 처음엔 일반 자전거숍을 준비했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며 시장 상황이 일반자전거에서 전기자전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됐습니다. 전동모빌리티 관련 창업교육을 3개월간 받고 2020년 전동모빌리티숍을 창업하게 됐죠. 창업할 때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상권을 분석해 주고 직접 현장까지 방문해 컨설팅도 해 주셨어요. 가게를 여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해요.”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이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창업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물었다.

“장점이라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근할 때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나가고, 조직 내 다른 부서와 협조 등 복잡한 처리 과정 없이 오직 내 뜻대로 손님과의 관계만 잘 처리하면 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딱딱한 조직문화를 따라가야 하는 불편함도 없습니다. 단점이라면 매출 관리, 세무 처리, 결산, 청소 등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군대처럼 조직이라는 울타리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전동모빌리티는 일명 ‘뜨는 사업’이다. 자전거로 출근하는, 일명 ‘자출족’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주말 여가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가 많아져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친환경이란 점에서 앞으로 쓰임새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는 전동모빌리티숍을 운영하기 위해선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동모빌리티는 자동차와 같이 도로로 주행해야 하는 제품이기에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든 전동모빌리티 제품에는 리튬배터리가 장착돼 있어 수리할 때 전기적인 부분을 꼼꼼하고 완벽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 주행 시 기계적인 고장으로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배터리 등 전기적인 부분에 결함이 있는 경우 화재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동모빌리티숍을 운영하려면 기본적으로 기계적 원리를 이해하고 배터리나 전기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안전하게 제품을 고객들에게 판매·수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격증은 자전거정비사·전동모빌리티정비사·자전거교육지도자 등이 있습니다.”

끝으로 이씨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원하고,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전동모빌리티숍 창업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했다.

“전동모빌리티숍 창업은 초기 자본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향후 젊은 세대는 물론 실버 세대를 위한 전동차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역 후 제2의 인생으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원하는 분, 자전거를 좋아하고 기계적·전기적인 부분의 이해도가 있는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길 권합니다.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숍을 운영할 수 있을 겁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