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 진단
19. 트럼프 2.0 시대를 맞는 우리의 기대
다자주의 대신 양자주의 강화해도
한·미·일 안보협력 기조는 이어갈 것
조선·원전·방산·우주 등 산업 협력
미 확장억제력 지속 유지 전망
북·중 견제 지정학적 중요성 높아
우려보다 기대와 희망 공통된 의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국무, 국방, 재무 등 주요 내각 인선도 마무리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 신행정부의 국방·안보 분야 정책 방향을 진단해봤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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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행정부의 정책방향 조망 위해 워싱턴 DC 방문
바야흐로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선거가 한창일 때 판매됐던 트럼프 굿즈가 지금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새로 취임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은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취임을 맞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은 비단 미국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도 올 초부터 미국 대선의 진행 상황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이제는 새로운 트럼프 2기 시대에 즈음해 주요 고위직 인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는 여러 전망 가운데 특히 안보 분야와 국방 분야 미 신행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망해 보고자, 워싱턴 DC를 지난달 17일부터 나흘간 방문했다.
기간 중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허드슨, 카네기 등 총 8개 기관과 토의 시간을 가졌다. 또 커트 캠벨, 랜달 슈라이버, 마크 피츠패트릭 등 전 국무부 부장관, 차관보 및 부차관보의 생생한 의견을 들었다. 필자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느낀 것은 우려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앞으로 우리가 관심 가질 분야를 살펴보겠다.
한·미·일 안보협력 더욱 공고히 유지, 한미 산업 분야도 협력 강화
먼저, 한반도 지역 안정을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속 가능성이다.
트럼프는 다자주의를 추구해온 바이든과는 달리 양자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되나, 적어도 한반도 주변 동북아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틀이 공고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트럼프 1기 때에도 미국 정부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었다. 하지만, 당시 우리는 여러 대내외적 상황으로 인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전혀 진전시키지 못했으며, 특히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계기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의미 있는 발전을 하고 있으며, 3국 간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한 상황이다. 이것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중국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는 미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이곳 한반도 주변의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자산임이 틀림없다. 워싱턴 조약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도 이러한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둘째, 한미 간 산업 분야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든 국민이 알고 있듯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우리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과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미국이 협력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최근 군함 보유 척수에서 중국에 추월을 허용했다. 특히 세계를 무대로 해야 하는 미국과 아시아에 집중할 수 있는 중국의 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양국 간 상대적 전력비에서 더 큰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이러한 양국 간 해군 전력의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꽤 오랜 기간 조선업에서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켜왔으며, 동시에 미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혈맹국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조선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 방산, 우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셋째, 핵협의그룹(NCG)회의, 핵·재래식 통합(CNI)을 통한 미국의 확장억제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이 핵무기 숫자를 대폭 증가시키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더불어 두 핵보유국을 동시에 억제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의 핵 억제 능력을 증강하겠다는 공약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미국의 핵 억제 능력이 강화된다는 것은 곧,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확장억제 공약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나라들의 안보 우려를 일정부분 감소시키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트럼프 2기에 새롭게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핵태세검토보고서(NPR)’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볼 수 있다. 트럼프 1기 시 발표됐던 ‘NPR 2018’에서는 저위력핵무기 3종의 개발을 강조하는 등 강한 핵 억제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 눈여겨볼 듯
이번 방문을 계기로 여러 인사들을 만났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적어도 한미동맹에 대해서만큼은 우려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크다는 것이다.
지정학으로의 회귀를 주장한 학자들이 현재의 정세를 바라본다면, 우리나라의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과거 주변 열강들에 비해 약소한 국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지정학적 위치가 우리에게 시련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민주주의를 꽃피운 모범국가로 발돋움했으며,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나라가 됐다. 따라서 지금의 지정학은 우리의 입지를 더욱 유리하게 구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협상가적 능력이 탁월한 트럼프는 이러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눈여겨볼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국과 미국에 공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크게 세 가지 기회요인을 제시했지만, 앞으로 계속 더 많은 기회 요인이 발굴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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