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수실에서

전쟁에 대한 단상<斷想>

입력 2024. 12. 02   16:09
업데이트 2024. 12. 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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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행 공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조관행 공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우리는 전쟁을 종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인류에게 주는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전쟁을 이해해야 한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전쟁을 줄이거나 억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날마다 뉴스에서 지구상 어디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전쟁의 폭력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되는 상황을 접한다. 어쩌면 계속되는 전쟁을 당연한 일상으로 간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뉴스에 나오는 다른 나라에서의 전쟁과 죽음을 보면서도 별 감흥 없이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고 개인의 소소한 일상을 대화로 이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전쟁의 폭력을 우리와 상관없이 분리된 지구 건너편의 편린으로 인식한다. 다만 그러한 끔찍함이 미치지 않길 바라는 듯하다. 우리도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었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엄청난 피해를 본 그 상처는 지금도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러한 전쟁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전쟁이 일어나면 무자비한 폭력이 일상화된다. 전쟁이 빚어낸 광기의 폭력사례를 접할 때마다 이성으로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광기는 어디가 끝일까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전쟁에 무관심하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이 참혹한 전쟁의 참상을 매 순간 바라보며 살아가는 데 번민하고 고뇌한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전투현장에서 서로를 죽이는 상황이 전쟁의 한 단면이다. 수많은 학자가 전쟁을 종식시키고자 그 원인을 찾고 예방책을 연구해 왔지만, 항상 전쟁은 일어났다. 그로 인한 고통과 죽음이란 결과 역시 늘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많은 학자가 전쟁을 조금이라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전쟁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전쟁이 주는 가혹한 교훈을 인류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결과는 지금보다 긍정적으로 변할 거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전쟁은 일반적인 현상인가?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인데, 왜 협력해 전쟁을 해결할 수 없을까?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 있다’는 유명한 교훈을 남겼다. 우리 모두 전쟁을 혐오하고, 이 땅에 그러한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하지만 전쟁은 지구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다. 인류가 전쟁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전쟁은 우리 삶에 더욱 혹독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전쟁이 주는 교훈과 질문, 그 해결책은 ‘국제정치학’과 ‘군사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다. 전쟁을 막지 못한다면, 이를 줄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위대한 항공전략가 존 와든은 “전쟁은 전쟁이 닿는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영향을 미친다. 전쟁의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전쟁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전쟁을 종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인류에게 주는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전쟁을 이해해야 한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전쟁을 줄이거나 억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인류는 전쟁을 끝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 인류를 끝낼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같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해야 한다. 모두 함께해야만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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