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국방부는 한·아세안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만큼 국방 분야도 이에 부합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대(對)아세안 협력 원칙과 구체적인 협력안이 발표되면서 평화유지활동(PKO) 협력이 신규 사업에 포함됐다. 유엔 PKO는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국제적 중립성과 협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한국은 아세안 회원국들과 PKO 교육훈련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이번 국방협력 확대를 계기로 아세안의 전략을 분석한 맞춤형 과제를 제시한다면 PKO 협력이 아세안과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세안의 PKO 전략은 △주요 병력 공여국으로서 핵심 역할 수행 및 유엔에서의 영향력 확대 △회원국 간 교류협력 강화 △임무 역량 강화를 통한 참여 확대 등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유엔 현황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아세안 8개 회원국이 유엔 PKO에 함께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아세안과 진행 중인 협력은 △ADMM-Plus PKO 분과회의 △캄보디아·베트남 대상 유엔 참모장교과정 수탁교육 △유엔과 삼각협력(TPP)을 통한 캄보디아 공병훈련 △유엔 여성 평화유지요원 역량 강화과정 등이 있다.
이에 PKO 협력이 한·아세안 관계 격상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발전하려면 다음 사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정부의 외교·안보 비전을 구현해야 한다. 국가안보 전략,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국방 전략 등에 명시된 목표를 구현하고 아세안에도 이익이 될 수 있는 협력이 돼야 한다.
둘째, 기존 협력사업을 평가·보완해 신규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평화유지구상(A4P), 여성·평화·안보(WPS), 디지털 전환 등 유엔의 주요 의제 반영은 물론 효율적 이행을 위한 지원체계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아세안과 소통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ADMM-Plus PKO 분과회의와 연 2회 여는 PKO센터 총회 등의 협의체를 활용해 실무급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회원국과 양해각서 체결로 협력 기반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30년 이상의 유엔 PKO 경험과 다양한 기여공약 이행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세안과 국방협력 확대에 이바지할 충분한 PKO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세부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면 PKO 협력은 아세안과 연대 강화를 넘어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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