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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더 넓게…한국형 미사일 방어망 구축했다

입력 2024. 12. 01   10:58
업데이트 2024. 12. 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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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개발 의미와 성과

10년 노력 끝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고도 40㎞ 이상 ‘종말단계 상층 방어’ 능력 확보
적 미사일 ‘직격 요격’ 방식…소수 선진국만 보유
L-SAMⅡ·장사정포 요격체계 등도 개발 진행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독자 개발 성공은 우리 군이 목표했던 다층 미사일 방어 능력을 구현한 성과다. 대한민국의 첨단 미사일 개발 역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달 29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국방과학연구소(ADD) 대전청사에서 개발 종료 기념행사를 마친 군은 한층 강화된 미사일 방어 역량을 신속하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글=서현우/사진=김병문 기자

29일 대전시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과학관에서 열린 L-SAM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개발완료 기념행사에서 김용현(앞줄 왼쪽 여섯번째) 국방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대전시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과학관에서 열린 L-SAM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개발완료 기념행사에서 김용현(앞줄 왼쪽 여섯번째) 국방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SAM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기존보다 높은 고도(종말단계 상층)에서 요격·무력화할 수 있는 ‘탄도탄 대응 능력’과 적 항공기 위협을 보다 먼 거리에서 제거할 수 있는 ‘대공 능력’을 보유한 방공유도무기다. 

탄도미사일 비행 단계는 상승, 중간, 종말로 구분된다. 상승단계는 발사 시점부터 탄도미사일 추진제 연소가 종료할 때까지, 중간단계는 추진제가 분리돼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 비행하는 구간이다. 종말단계는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해 탄착점에 도달하기까지의 단계다.

우리 군은 지금까지 패트리어트(PAC-3)와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Ⅱ) 등 고도 40㎞ 기준 아랫부분인 ‘종말단계 하층’에 대한 방어능력체계를 보유했다. 이번 L-SAM 개발로 ‘종말단계 상층’의 방어 능력도 확보해 다층방어 구축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국방부가 L-SAM 개발 성공을 두고 국정과제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의 획기적 보강’의 구체적인 성과이자, 한층 강화된 미사일 방어 역량을 더욱 신속하게 구축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L-SAM은 2010년 소요 결정과 이듬해 선행연구가 이뤄졌고, 2015년 탐색개발에 돌입하며 개발을 본격화했다. 2019년 탐색개발을 마친 뒤 체계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함으로써 약 10년에 걸친 땀방울의 결실을 수확했다.

L-SAM의 운영 개념은 체계적이다. 탄도탄조기경보레이다와 관제레이다 등에서 탐지한 적 미사일·항공기 위협정보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작전센터 및 중앙방공작전통제소(MCRC)로부터 받아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표적 정보를 수신한 L-SAM 포대는 탐색·추적 후 탄을 발사·유도해 표적을 제거한다.

 


L-SAM 포대는 △상위·인접체계와 연동해 교전통제소로 명령을 하달하는 ‘작전통제소’ △하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다수의 미사일 표적에 대한 동시 교전을 최적으로 수행하는 ‘교전통제소’ △고속으로 비행하는 탄도탄을 정밀 탐지·추적하는 ‘레이다’ △‘발사대’와 ‘유도탄’으로 구성된다. 

이번 L-SAM 개발 완료는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쾌거다. 특히 핵심 기술·장치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위치자세제어장치(DACS)다. DACS는 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L-SAM 직격 요격체가 순간적인 위치 변환과 정밀한 자세 조정이 가능하도록 추력을 제어하는 장치다. 고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적외선 영상탐색기와 이중펄스형 추진기관도 중요 기술이다. 적외선 영상탐색기는 먼 거리의 표적에서 나오는 미세한 열원과 신호를 감지·추적하는 눈 역할을 한다. 이중펄스형 추진기관은 L-SAM 유도탄이 보유한 추진에너지를 표적에 접근케 한 뒤 요격 직전까지 궤도를 수정할 수 있도록 분배하는 장치다.

이건완 ADD 소장은 “L-SAM의 요격미사일, 장거리 레이다, 작전통제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독자적으로 완성함으로써 M-SAMⅡ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 능력을 재확인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군은 향후 복합다층방어체계 전력 증강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L-SAMⅡ, M-SAM 블록Ⅲ,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L-SAMⅡ는 기존 L-SAM 유도탄 대비 요격 고도가 상향된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장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을 ADD 주관으로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방어 범위가 L-SAM 대비 약 3~4배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적 공력비행 탄도미사일에 대한 원거리 방어 능력을 확보해 수평적 다층방어 능력을 실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M-SAM 블록Ⅲ는 적 미사일에 대한 종말단계 하층 방어 능력 강화를 위해 M-SAMⅡ 대비 요격 고도와 동시 교전 능력이 향상된 체계를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단시간에 대량으로 공격하는 적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국가·군사 중요시설의 대공 방호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로, KAMD의 최하층을 담당한다. 적 장사정포와 탄도미사일 ‘섞어쏘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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