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화재 조기 식별 피해 확산 막고
자동차 사고 부상자 망설임 없이 구조
쓰러진 시민에 신속·정확 응급처치도
사고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온다. 그렇기에 당황하고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누군가 내민 도움의 손길은 말 그대로 나만의 ‘구세주’같이 느껴질 것. 국민 곁에서, 국민을 위해, 국민에게 구원자가 된 육·공군 장병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배지열·김해령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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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해안경계작전, 생명을 구했다
육군31보병사단 이순신여단 정걸대대 레이다기지의 레이다운용병 길민석 병장과 열영상관측장비(TOD) 운용병 이훈 일병은 해안경계작전 중 화재 선박을 조기에 식별하고 재빠른 초기 대응으로 성공적인 구조 활동의 주춧돌을 놨다.
길 병장은 지난달 8일 기지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남 고흥군 나로도항에서 신호 없이 출항하는 선박을 포착했다. 이어 이 일병이 TOD를 통해 해당 선박을 주시하던 중 평소에 볼 수 없던 이상한 잔상을 포착하고 간부들에게 보고했다.
특이점을 보고받은 지휘부는 선박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결론짓고, 경계작전 매뉴얼에 따라 상급부대와 인접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실제 현장은 선주가 불이 난 선박에서 부유물을 안고 바다로 뛰어내릴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
화재를 식별하기 어려운 낮시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데는 평소에도 실전 같은 해안경계작전 훈련을 통해 감시장비 활용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점이 주효했다. 사단은 선박 화재 사고를 막은 공로를 높이 평가해 장병들에게 사단장 표창을 수여했다.
길 병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을 위해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빛나는 군인정신, 고속도로 사고 수습
사고로 뒤집힌 차량에서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운전자를 구조하고 응급처치한 장교의 사연도 전해졌다. 주인공은 22보병사단 북진여단 동호대대 김군기 중위.
김 중위는 휴가를 받아 집으로 이동하던 지난달 19일 광명역 인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소형 승합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목격했다. 사고 차량은 앞 유리가 전체적으로 파손됐고, 운전자인 80대 남성은 머리에 출혈도 있었다. 인근에 자신의 차를 세우고 뛰어간 김 중위는 출혈 부위를 지혈하고, 사고자를 대신해 스마트폰과 보험증서를 찾아 사고 접수까지 했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도착해 사고 처리를 마무리하는 걸 확인하고는 현장을 떠났다.
김 중위의 선행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 부대로 연락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제보자는 “이런 장병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우리 군이 정말 믿음직스럽고 신뢰받는 군의 모습을 구현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중위는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복 입은 군인으로서 당연히 운전자를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다음에 같은 일이 발생하더라도 망설임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힘 합쳐 국민 지킨 장병·군무원 6인방
또 다른 차량 전복 사고 현장에서는 군 장병과 군무원이 힘을 합쳐 국민을 구해냈다. 육군훈련소 28교육연대 박준태 상사는 훈련병 교육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중 뒤집힌 채 갓길 배수로에 있는 차를 발견했다.
60대 여성 운전자는 사고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면서 계속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다. 박 상사는 119에 연락한 후, 운전자가 페달에서 발을 떼고 시동을 끈 다음 사고 현장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그와 함께 이동하던 공현규·장현호 상병, 이승혁 일병은 뒤따르는 차량 흐름을 통제하면서 2차 사고 위험에 대비했다.
이한별 응급구조담당 군무주무관과 의무병인 은준호 일병은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처치했다. 장병·군무원 6명은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다행히 운전자는 이들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사는 “육군훈련소는 정병 육성을 위해 강인한 교육 훈련을 시행하면서도 모든 과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며 “평소 꾸준하게 실시하는 안전교육 덕분에 이번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민 구조 선행, 양주시장 표창
8기동사단 독수리대대 강현구 중사는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조치로 쓰러진 시민의 생명을 구해 표창을 받았다.
강 중사는 지난 9월 24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인근 도로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고령의 남성을 발견했다. 긴박한 상황임을 직감한 그는 즉시 구조에 나섰다. 당시 남성은 발작 증세로 입에 거품을 문 상태였다. 강 중사는 먼저 호흡과 맥박을 확인, 신고한 후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남성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에 침이 고이지 않도록 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은 응급조치 덕분에 남성은 약 10분 후 의식을 되찾았고, 도착한 구조대에 안전하게 인계됐다.
양주시는 이러한 미담에 시장 표창으로 화답했다. 강 중사는 “군인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평소에 응급처치 훈련을 잘 소화해서 위급한 상황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저 없이 달려가 골든타임 사수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공군 부사관의 미담도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공군방공관제사령부 8196부대 이승민 중사.
평소 퇴근 후 배드민턴을 즐기는 이 중사는 지난달 10일 저녁 운동 중 주위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경기장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50대 남성 회원이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자 주변에서 소란이 발생한 것이다.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않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 중사는 주저 없이 달려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 중사는 평소 부대에서 익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환자를 무사히 119구급대에 인계할 수 있었다. 환자는 골든타임을 지킨 이 중사의 응급처치 덕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공군에서는 정기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진행해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중사의 선행은 도움을 받은 50대 남성의 딸이 공군본부에 제보하면서 전해졌다. 이 중사는 “평소 공군의 실전 같은 훈련이 실제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이라며 “배우고 익힌 지식을 통해 군인의 사명인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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