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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불 속에서 간절한 기도는 하나...살려야 한다

입력 2024. 11. 28   16:42
업데이트 2024. 11. 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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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 개봉 영화 ‘소방관’
‘친구’ 곽경택 감독, 2001년 홍제동 참사 모티브 소방관의 삶 진정성 있게 담아
배우들 생생한 화재 장면 열연 “실화 바탕 작품 마음 무거워”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소방관’이 올겨울 극장가에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강렬한 화염에 맞서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의 삶을 진정성 있게 스크린에 담았다.

지난 2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방관’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원·유재명·이유영·김민재·오대환·장영남이 참석해 함께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소방관’은 2001년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열악한 환경에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갖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했다. ‘친구’(2001), ‘극비수사’(2015) 등을 연출한 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곽 감독은 연출을 맡은 계기를 밝혔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던 당시 전작인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의 후반작업을 하고 있었다. 학도병들의 희생에 이어 소방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 고사했다”며 “그런데 시나리오를 주신 분이 ‘이런 얘기를 한 번 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보니 나 역시 소방관분들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있음을 느껴 좋은 작품으로 탄생시켜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과 관련해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이야기인 만큼 재주나 테크닉보다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하자고 생각하고 연출했다”고 부연했다.

곽 감독은 화재신 촬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불을 다루는 영화인 만큼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는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큰바람이 한 번 부니까 순식간에 컨테이너가 화염에 휩싸여 소화기와 물로 진압했던 섬뜩했던 기억이 있었다”며 “사고가 나면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촬영에 앞서 제작진과 논의를 많이 했다. 배우와 스태프가 다치지 않도록 화재신을 찍을 때마다 초긴장상태로 감독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영화엔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서부소방서에 처음 발령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은 주원이 맡았다. 주원은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여러 경험을 쌓아 나가는 사회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디테일하게 그린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 무거운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며 “감독님께서 다른 기교보다 소방관들의 열악한 환경과 노고, 일상을 깔끔하게 표현해 주신 것 같다. 촬영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소방관을 향한 존경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현장에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불에 맞서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며 “연기가 너무 많아 실제로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 있었다. 생각보다 뜨겁고 살아 있는 불을 보니 두려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이유영은 소방대원들에게도 지지 않는 체력과 당찬 성격을 지닌 구급대원 서희 역할로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 사건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에 더 가슴이 아팠다”며 “사이렌 소리가 울릴 때마다 철렁했다. 부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이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 무척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어떤 현장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늘 선두에 서는 소방관 용재 역을 맡은 김민재는 이날 시사회 이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눈물을 보이며 “영화를 잘 봤다는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꼭 내 가족이 다치는 것처럼, 내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어쩌면 사그라들고 있던 저의 깊지 못한 시선이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반성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신력 강한 소방관 효종 역을 맡은 오대환은 “오늘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힘들었다. 이 영화가 많은 분께 알려지고, 느끼는 바가 같았으면 좋겠다”며 “짐작은 했지만, 소방관님들에게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가장 컸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응원을 보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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