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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이유 있는 스텝 업, 의미 있는 레벨 업

입력 2024. 11. 28   16:27
업데이트 2024. 11. 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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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 장진섭 EDR 대표

미국서 글로벌 인재 성장 기회 제공  
사회공헌 넘어서 한미동맹 강화로

도전하다
장교로 연합사 근무하다 미국행 결심
글로벌 시각서 韓 안보 연구 필요 느껴
청소년 교육 통한 사회발전 지향
비영리 단체 설립, 탈북청년 등 지원

신뢰받다
참전용사 초청행사 등 한미동맹 기여
민간외교 노력으로 한국 친근감 높여
후배 장교에게 나침반 역할
“외부세계 두려워 말고 자신감 가져야”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 정부가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는 한국인들이 국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미국 내 취약계층 청소년과 6·25전쟁 참전용사 지원 사업을 펼치는 장진섭 교육격차해소연구소(EDR) 대표도 그중 한 명으로 꼽힌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장진섭 EDR 대표 
장진섭 EDR 대표 



국가 안보 위해 새로운 진로 탐색 결단


육군사관학교(42기)를 졸업·임관하고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한반도 전시작전계획 실무기획을 담당하던 장 대표는 2000년 돌연 군을 떠나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유학길에 올랐다. 군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중대장(대위) 시절 우수 전투중대장에게 수여하는 재구상(賞)을 받을 만큼 임무에 열정적이었고, 향후 군 생활에도 자신이 있었다.

장 대표는 “탈냉전 시대가 도래하며 기존 남북 군사 대결 일변도의 안보 프레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각에서 한국의 안보를 바라보고 연구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전투복을 입고 국가에 헌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민간 영역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고자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2002년에는 교육기업 아카데미하버드스퀘어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박사학위를 마치면 귀국할 계획이었고, 학업과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 컸다.

장 대표는 “초창기 사업 아이템은 국제사업 경영 교육용 콘텐츠 제작이었지만, 이후 인간 중심 포괄적 안보 개념을 연구하며 교육이 국가·사회 내 불안과 위협을 제거하는 근본 수단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 방향을 단순 영리 추구가 아닌, 청소년 교육을 통해 사회 발전을 지향하는 것으로 바꿨다. 기업 성격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장 대표는 “비영어권에서 온 청소년, 기업 인사들이 미국 사회에서 역량을 높이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본국에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국에 온 청소년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사회공헌이라는 생각을 현실화했다”고 부연했다.


장진섭 EDR 대표 
장진섭 EDR 대표 



EDR 통해 탈북·저소득 청소년 지원 

2014년에는 비영리단체 EDR을 설립했다. 장 대표는 “아카데미하버드스퀘어가 사회적 기업이었지만, 학비를 낼 수 있는 청소년·기업체가 대상이었다”며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회 취약계층도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EDR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DR의 첫 사업은 탈북 청년 대상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탈북민 자살률이 기존 한국 국민 대비 3~4배에 이른다는 통계가 발단이었다. 장 대표는 “탈북민 자살률이 높으면 북한의 민주화, 나아가 통일 과정에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국가 안보적 문제의식이 작용했다”며 “탈북 청소년 중 수십 명이라도 성공모델을 배출하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사업은 미국 내 저소득 이민자 청소년의 학력을 증진함으로써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범죄·가난·마약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텝 업(Step-up)’ 교육이었다. 장 대표는 “교육을 잘 받으면 개인의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10~20년 후 그들이 사는 곳이 좋은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텝 업 교육은 예상치 못한 효과도 가져왔다. 태권도·K팝 등을 활용한 한국적인 커리큘럼과 교육 방법이 호평받고, 장 대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더해지며 지역 학생·학부모는 물론 정치인들까지 한국에 고마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장 대표는 “올해는 한국 대학생도 다수 건너와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미국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고마움이 커졌다”며 “교육이 다른 지역으로 퍼진다면 많은 미국인 마음속에 한국이 ‘고마운 나라’로 인식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장 대표의 노력은 단순 사회공헌이 아닌,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10여 년 간 미국 내 6·25전쟁 참전용사들과 한미 양국 어린이들이 어울리는 행사를 연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장 대표는 “참전용사 초청행사 때 어린이들이 썼던 감사편지는 박근혜 대통령 재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식 행사에서 보인 바 있다”며 “올해 5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도 편지 내용을 소개했더니 참석한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민간외교 노력이 궁극적으로 미국 내 여론 주도층에게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군 장교 출신, 미국인들의 신뢰 받아 

장 대표는 미국 생활 중에도 자신이 대한민국 육군 장교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장 대표가 군 생활 중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체득한 지휘기법은 미국 사회에서 호평받는 교육모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군인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군 장교 출신이라는 점도 미국인들의 신뢰를 받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이력은 군 내외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 후배 장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후배 장교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 대표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군인다움’은 군인 출신의 강력한 무기다. ‘임무 완수에 매진’ ‘조직과 동료들을 위한 충직’ ‘긍지를 저버리지 않는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사회에서 삼고초려를 할 것이다. 현역 생활을 하는 장교들은 외부 세계가 두려워 군에 남으면 안 된다. 군 내부에서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두 집단 모두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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