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육군, 우리는 드론으로 승리한다 - 상 공격드론 전투실험
몸체 하단 포탄 부착한 공격드론
적 마주치면 그 자체가 킬러폭탄
소음 미미 은밀한 적전 가능
전차·장갑차 상부 순식간 파괴
최단시간·최소희생 승리 이끌어
드론이 전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옛말이 됐다. 전장을 누비는 드론의 위력은 이미 현실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만 하며 괴짜 취급을 받던 20대 청년이 홀로 적 300여 명을 사살하는 우크라이나 최고의 드론 조종사로 거듭났다는 뉴스는 이런 달라진 양상의 방증이다. 육군 역시 드론전에서의 ‘최단시간·최소희생’ 승리를 준비하고 있다. 자폭드론 등 다채로운 공격드론 전투실험을 통해서다. 지난 21일 육군의 공격드론 전투실험 현장에서 말로만 듣던 드론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글=조수연/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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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m 상공에서 선보인 정확한 명중률
육군은 지난 21일 경기도 파주시 무건리과학화훈련장에서 공격드론 전투실험을 했다.
이번 전투실험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드론 공격사례를 분석해 실제 한반도에서 운용 중인 무기체계들의 공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실험 현장에는 방산기업이 개발한 각종 공격드론과 육군드론봇전투단이 기존 정찰드론의 몸체 하단에 포탄을 부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공격드론까지 여러 종류의 드론이 등장했다.
먼저 드론으로 전차·장갑차 상부를 공격할 때 정확한 관통력과 피해 효과를 분석하고자 전투실험을 했다.
운용 병력이 드나드는 전차 상부는 드론 공격에 가장 취약하다. 두꺼운 장갑을 갖춘 전차의 취약점인 상부를 공격하겠다는 게 육군의 전략이다.
육군은 이를 위해 이날 전투실험 현장에 실제 전차와 장갑차를 투입하고, 차량 내부 피해를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인체모형(더미)도 실었다.
실험이 시작되자 육군과 방산기업이 개발 중인 공격드론 2대가 전차·장갑차 상공으로 향했다. 드론에서 나는 소음이 미미해 은밀한 작전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통제센터의 명령에 따라 이들 드론은 전차와 장갑차를 상대로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제자리비행으로 목표를 조준한 드론들은 150m 상공에서 포탄 6발을 정확히 적중시켰다. 포탄이 떨어진 순간 엔진룸과 상부에 불길·연기가 치솟더니 순식간에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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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높은 고도와 풍속에도 공격드론은 안정적인 비행과 명중률을 선보였다. 현장에선 실험 관계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들의 환호와 달리 기자의 등골은 서늘해졌다. ‘내 정수리 위에 공격드론이 등장한다면 어떨까?’란 상상 때문이었다.
전투실험에 참여한 현장 관계자는 “드론은 정찰하며 비행하다가 그 자체가 폭탄이 될 수도 있다”며 “박격포와 비교했을 때 ‘이동표적’까지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소총 사거리보다 높이 비행해 격추 위험이 낮은 상태에서 공격이 가능하고, 기갑장비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촘촘한 분석으로 드론전 승리 이끌 것
전투실험 과정은 촬영드론과 카메라에 담겨 통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됐다. 전투실험에 동참한 모두가 숨죽여 결과를 관찰했다.
성공적으로 타격이 완료되자 전투실험에 참가한 이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전차·장갑차 내부 장비와 인체모형 등을 사진, 영상으로 채증하고 표적에 부착된 각종 센서 등을 활용해 관통력·피해 효과의 세부 분석평가를 이어갔다.
드론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전략 개념을 다양하게 바꿔 가며 활약 중이다. 육군이 운용 중인 전차와 장갑차를 아낌없이 투입해 가며 전투실험을 거듭하는 이유다.
이날 분석된 자료는 모두 공격드론 전력화, 대드론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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