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바다 위서 적 탄도미사일 요격…정조대왕함, 해군 품에

입력 2024. 11. 27   17:12
업데이트 2024. 11. 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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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인수

8200톤급 국가 전략자산
한국형 3축 체계 모두 갖춘 전투역량
국내 독자 개발 통합소나체계도 탑재
대공전·대잠전 등 다양한 위협 대응

더 촘촘해진 방어체계
‘게임체인저’ SM-3·SM-6 장착 예정
적 미사일 중간·종말 단계 모두 방어
몸집 커진만큼 스텔스 성능도 강화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8200톤급) 정조대왕함이 27일 해군 품에 안겼다. 정조대왕함은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뿐만 아니라 요격까지 가능한 세계 최정상급 이지스 구축함으로,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SM-3)과 장거리 함대공유도탄(SM-6)이 탑재될 예정이다.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 핵심 전력을 보유하게 된 해군은 북한 탄도미사일 궤적의 중간·종말 단계를 방어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글=김해령/사진=이경원 기자

 

8200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이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인도식을 마친 뒤 부산작전기지를 향해 출항하고 있다.
8200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이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인도식을 마친 뒤 부산작전기지를 향해 출항하고 있다.

 


27일 오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우렁찬 기적(汽笛)이 울려 퍼졌다. 해군에 인도된 정조대왕함이 부산작전기지로 향하는 첫 출항 소리다. 정조대왕함은 앞으로 1년여의 전력화 기간을 거쳐 작전 배치된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이날 오전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광개토-Ⅲ 배치(Batch)-Ⅱ 선도함인 정조대왕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인도서명식’에는 조현기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곽광섭(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주원호 특수선사업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조대왕함은 2019년 방사청과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기공, 2022년 7월 28일 진수식을 했다. 최대속력 평가 등 550여 개에 이르는 까다로운 시험평가를 완료하고 해군에 적기 인도됐다.

정조대왕함은 첨단 과학기술 기반 해군력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역량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킬체인(Kill Chain)·한국형미사일방어(KAMD)·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모두 갖췄다.

대공전에 있어서는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이 향상됐다. 특히 SM-3와 SM-6를 장착하면 주요 전략목표의 원거리 타격과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함수 갑판에서 바라본 정조대왕함.
함수 갑판에서 바라본 정조대왕함.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과 박태규 해군8전투훈련전단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왼쪽부터)가 정조대왕함 인도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과 박태규 해군8전투훈련전단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왼쪽부터)가 정조대왕함 인도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M-3는 정조대왕함의 핵심 무기체계다.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SM-2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했다. SM-2는 고도 24㎞ 이하 항공기와 순항미사일만 대응할 수 있다. 고고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은 감시만 했다. SM-3는 이런 작전 환경의 ‘게임체인저’다. 정부는 지난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SM-3 구매를 결정했다. 군은 최대 요격 고도 500㎞ 수준인 SM-3 블록Ⅰ 구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SM-3 도입으로 한반도 ‘전구 방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한반도 작전 해역 어디에서든,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탄도미사일 궤적은 발사 직후의 상승단계, 고공비행하는 중간단계, 표적을 향해 하강하는 종말단계로 나뉜다.

KAMD는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어트와 천궁 등이 적 탄도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방어하는 체계로 구성돼 있다. SM-3는 종말단계뿐만 아니라 중간단계에서도 요격할 수 있다. 함께 탑재될 SM-6는 종말단계 탄도미사일 방어를 맡는다.

대잠전에도 강하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로 적 잠수함이나 어뢰 등 수중 위협 탐지 능력을 끌어올렸다. 이에 더해 적시적인 대잠공격을 하는 장거리 대잠어뢰와 경어뢰,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보조추진체계 2대를 추가했다.

방어력도 뛰어나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수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7600톤급)과 비교해 크기가 커졌지만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향상됐다.

신현승(해군준장)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국내 개발 통합소나체계, 한국형 수직발사체계를 장착해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우리 국가안보에 든든한 수호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 정조대왕급 2번함의 진수식을 앞두고 막바지 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3번함 건조에 착수했다. 또 필리핀에 초계함 1척을 내년에 인도할 예정이고, 지난 4월에는 페루 해군 함정 4척을 수주하는 등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이날 인도식엔 놀란 바크하우스 주(駐)부산 미국 영사와 트로야 수아레즈 주한 에콰도르 대사, 폴란드·모로코·칠레·태국·페루 정부 인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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