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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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부대 파병 생활의 반환점을 지나니 생소한 것이 하나씩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 시차, 음식 등 사소한 것부터 가족을 향한 그리움·인간관계까지 여러 부분에서 인내와 절제가 필요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불평을 쏟아 내고 있었다.
심리적 힐링이 필요했던 어느 날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의 고리를 끊고 진짜 변화를 불러오는 마음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위로를 건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마지막 장인 ‘유연하고 재미있게 살기’다. 흔히들 인생을 ‘향유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인생의 향유’를 ‘긍정적 경험을 의도적으로 인식하고 느끼는 태도’로 설명한다. 삶의 모든 면에서 ‘긍정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삶의 긍정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주어진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치면 된다. 주어진 모든 게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달으면 비로소 감사함이 우리 마음에 깃들 수 있다.
더욱이 현명한 파병 생활을 위해선 이런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다. 지난날을 반추해 보면 매 순간 당연한 것은 없었다. 부대원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 새벽 주방을 지키는 조리원부터 늦은 밤까지 부대시설을 관리하며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애쓰는 담당관까지…. 돌아보니 평소 당연하게 누려 왔던 것이 사실은 누군가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아크부대 23진 구성원 모두 자기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평범한 일상이 지켜질 수 있었다. 그제야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껴졌고, 파병 기간의 마음가짐·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록 더운 날씨지만 언제나 시원한 생수를 마실 수 있고, 한국과 다른 낯선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은 어느 군인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병에 선발돼 날아갈 듯 기뻐했던 초심도 되새길 수 있었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런 깨달음은 자연스레 부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팀원들의 노고를 돌아보게 됐고, 그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돼 주고 싶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더 끈끈한 전우애로 승화돼 지난 연합훈련 때 남다른 팀워크로 결정적 작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
이 책이 보여 준 방향성은 명확하다. ‘내게 주어진 당연한 것을 당연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여기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남은 파병 기간, 매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임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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