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와 미래전쟁 - 미 육군의 다영역기동부대
다영역 작전 실행 위한 첫 번째 도구
상황 따라 자유롭게 편제 변경 가능
2017년 창설 본토·독일·하와이 배치
타이폰 등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확보
적 기동 억제·무력화로 주도권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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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쟁 발발(勃發) 1000일을 맞이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히려 격화하면서 미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강대국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미 육군은 세계 각지의 전략 요충지에서 적의 도발을 격퇴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며 궁극적으로 미국 국익을 수호할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영역기동부대(MDTF·Multi Domain Task Force)로 명명된 새로운 전투부대를 통해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체질 변화 중인 미 육군
지난 20년 동안 미 육군의 주적은 중동의 반정부 단체와 테러리스트였다. 9·11테러 이후 20년 동안 일어난 대테러 전쟁은 미 육군 체질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문제는 러시아, 중국을 상대로 미 육군의 대규모 전쟁수행 능력은 오히려 크게 반감됐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기점으로 기존 전쟁개념이나 수행방식, 무기체계 등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는 점 역시 미 육군 지휘관들의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은 일련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다양한 선행연구가 2021년부터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 육군이 심혈을 기울여 건설하고 있는 MDTF는 미 육군의 다영역작전(MDO·Multi Domain Operation)을 실행하기 위한 첫 번째 도구다.
새로운 개념의 전투부대
MDTF는 전통적인 미 육군의 전투부대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전투 조직이다.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적과 전투를 벌일 수 있고, 필요할 경우 물리적 거리를 완전히 초월해 작전할 수도 있다.
MDTF에게 물리적 거리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2023년 이뤄진 다양한 훈련을 통해 1500㎞ 이상 거리를 초월해 전투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고도로 기동화된 전투부대는 신속한 전개와 분산이 가능하며, 치명적인 살상력을 갖추고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거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미 육군 지휘관들은 MDTF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반접근(A2·Anti-Access) 및 지역 거부(AD·Area Denial) 전략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1400여 명 규모의 여단급 전투부대임에도 불구하고 지상작전대대, 전력화력대대, 대공방어대대, 전투지원대대, HIMRS대대, 중거리 미사일대대, 장거리 극초음속 순항 사일대대, 정보대대, 신호정보 수집중대, 무인기 중대, 정보전 중대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투부대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편제, 지휘체계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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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F의 전략 목표
이러한 조직 구성은 3-3-3 편제의 기존 미 육군 지상부대와 완전히 다르다. 기존 전투부대와는 임무와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MDTF를 통해 먼저 전구 내에서의 군사적 위기 및 우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다음으로 자체적으로 보유한 중장거리 미사일 등 장거리 정밀 타격수단을 동원해 적의 기동을 억제하며, 마지막으로 적의 접근과 지역 장악을 거부하거나 무력화해 전장 우위 혹은 주도권 장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2017년 첫 번째 다영역 기동부대(1st MDTF)가 창설돼 미 본토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워싱턴주 로이스·맥초드 합동기지에 배치됐다. 2021년 두 번째 다영역 기동부대(2nd MDTF)가 창설돼 유럽 방어를 목적으로 독일에 배치됐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세 번째 다영역 기동부대(3rd MDTF)는 2022년 9월 창설돼 하와이에 배치됐다.
초장거리 미사일을 운용하는 미 육군
미 육군이 건설 중인 MDTF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장거리 미사일 운용능력 확보를 통한 초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이다.
2023년 3월, 1st MDTF 산하 제3야전포병연대 제5장거리사격대대(5-3 LRFB)에 사정거리 3000㎞ 이상의 장거리 초음속 무기(LRHW·Long-Range Hypersonic Weapon) 체계가 배치됐다. 미 육군과 해군이 공동개발 중인 LRHW는 로켓부스터로, C-HGB(Common-Hypersonic Glide Body)로 불리는 극초음속 활공체를 가속 및 상승시켜 3000㎞ 이상 거리의 적을 타격할 수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2024년도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MDTF에는 일명 타이폰(Typhon)으로 명명된 전략 중거리 화력체계(Strategic Mid-Range Fires System)를 운용하는 전략 화력대대(Strategic Fires Battalion)가 배치된다. 미 육군은 SM-6 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대체하는 타이폰 지대지미사일로 약 500~2900㎞ 떨어진 표적을 타격한다는 계획이다. 장거리 정밀 타격능력을 갖춘 MDTF는 그 존재만으로도 전쟁을 억지하며 유사시 일당백 전투력을 발휘해 적의 공세를 저지하거나 둔화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새로운 전장에 대비하는 미 육군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미 육군의 대처는 하와이에 배치된 3rd MDTF를 중심으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미 육군은 3rd MDTF를 통해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진출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중국이 남중국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에서의 해양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을 저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 육군 지휘관들은 가까운 미래에 북극 지역에서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비책으로 제4 다영역 기동부대(4th MDTF)를 창설해 알래스카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북극해 전략(Arctic Strategy)’을 실행하기 위한 미 육군의 여러 계획 중 하나다.
특히 미 육군은 MDTF가 원거리 군수 지원이 불가능한, 고립된 전장 환경에서 독자적인 전투능력과 생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 육군은 MDTF가 동맹군 혹은 연합군 전력을 편입해 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형 임무수행 능력을 갖추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동맹국과 공동전선을 펼치고, 연합작전을 통해 전투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지난 20년 동안 대테러전쟁에 특화된 전투부대와 전력 구조를 새로운 전쟁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투부대로 재편하고 있으며 MDTF는 그 노력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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