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육군대학 교관으로 발탁되면서 ‘정성을 다하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교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치열했던 교관 자격 심사기간과 24-1기 방어·공격전술 교육과정을 마친 뒤 24-1기 외국군 수탁장교를 대상으로 공격전술 교육을 하며 교관으로서 비전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리 군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 주변국과 군사적 신뢰 구축 노력을 지속하고 국방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육군대학에서는 국방교류협력의 일환으로 매년 외국군 장교 수탁교육을 한다. 1969년 대만 장교를 시작으로 매년 여러 국가의 외국군 장교들을 교육해 왔다. 2023년 기준 총 35개국 448명이 육군대학을 졸업했다. 올해도 외국군 수탁장교 13명이 교육을 수료하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외국군 수탁장교 대상 전술교육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13개국과 진행하는 자그마한 군사외교 활동이기도 하다. 나의 수업이 외국군 장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한국군 교리의 우수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정성스럽게 수업을 준비했다.
수업은 교관 소개와 공격작전 기본 개념 강의부터 브리핑 경연대회까지 약 3주간 실시됐다. 수업 시간의 대부분은 소조별 토의로 채워졌다. 학생장교들은 군사용어의 어려움에도 적극적으로 소조 단위 실습을 하면서 끊임없이 의견을 나눴다. 쉬는 시간에도 동료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열정적으로 실습에 임했다. 학생장교들의 열정은 나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국가별 교리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실제 참전 경험이 있는 외국군 장교에게 다수의 산악지형·도시지역으로 이뤄진 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고충을 들으면서 귀중한 간접경험도 할 수 있었다.
브리핑 경연대회 소감 발표를 끝으로 이번 외국군 수탁장교 전술교육을 종료했다. 한 외국군 장교는 모두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다른 학생장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함께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13명의 장교와 교리·전술을 토의하면서 서로 공감하고, 우리 모두 전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군인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국방교류협력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육군대학의 외국군 수탁장교 교육의 역사를 이어 나가는 데 보탬이 됐다는 측면에서 외국군 장교들과 함께했던 전술교육은 내게도 매우 보람차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이번 교육과정을 함께한 13명의 외국군 장교가 국군에 관해 좋은 인식을 갖고 돌아가 미래에 대한민국과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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