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무력은 합법적 폭력이다. 이 합법을 가장한 폭력으로 인해 인류는 수많은 희생을 치러왔다. 제1·2차 세계대전을 통해 3000만 명의 젊은이가 희생됐다. 6·25전쟁에서 500만 민족의 사상자가 나왔다.
지금 지구촌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중동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4만 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17만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 숫자는 날마다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말한다. 아무리 선한 전쟁이라도 최고로 악한 평화만 못하다고.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춘천대첩 72시간’을 봤다. 6·25전쟁 발발 당시 1950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의 춘천지구전투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자주포와 전차로 밀고 내려오는 북한군을 화염병과 수류탄으로 육탄 저지한 심일 소령의 용기와 공적을 담아냈다. 민·관·군·경·학생까지 모든 시민이 하나로 뭉쳐 적의 남진을 3일 동안 지연시킨 과정을 소개한다. 이 전투가 6·25전쟁의 승패를 뒤집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춘천에서 3일간의 저항이 없었다면 6월 27일 맥아더 장군의 수원 입성이 가능했을까? “지상군 투입이 시급하다”고 미국에 보낸 맥아더 장군의 SOS가 없었다면 유엔군의 파병이 가능했을까? 유엔군이 없었더라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고 침략군을 북으로 쫓아낼 수 있었을까?
“6·25전쟁은 춘천지구전투 때문에 졌다.” 이것은 전후 김일성의 뼈저린 한탄이다. 거대한 둑이 개미구멍으로 무너지기도 한다. 거대한 성이 한 명의 파수꾼에 의해 지켜지기도 한다. 74년 전 춘천전투의 주역들은 분명 대한민국을 지켜낸 영웅들임이 분명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반도에는 전쟁의 유령이 어른거린다. 춘천지구전투의 정신으로 하나된 국민만이 전쟁의 유령을 물리칠 수 있다. 적에게 굴종하는 악한 평화는 악한 전쟁을 불러올 뿐이다. 이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준엄한 경고다. 춘천지구전투가 우리에게 주는 차가운 교훈이다. 74년 전 춘천에서 산화해 대한민국을 살린 호국용사들께 옷깃을 여미어 명복을 빈다.
천만 영화는 아닐지라도 천만 민족을 구할 수 있다는 애국심으로 영화를 만든 제작진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