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전사령관기 특공무술 경연대회 결승 현장
육군 17개 부대 장병 180여 명 출전
겨루기·품새·격파 3개 종목서 경쟁
펀치·킥 난무…옥타곤 못지 않은 열기
소총·권총·단검으로 화려한 품새
기왓장·송판은 산산이 부서지며 흩어져
자신 보호하고 적 일격에 제압하는 무술
천마부대 우승 트로피 들어올리며 기쁨 만끽
특공무술은 신체와 장비를 활용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적을 일격에 제압하는 무술이다.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는 1978년 기존의 근접전투기술을 체계화해 특공무술을 창시했다. 이후 교범 발간과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전문교관 양성, 육군 공인 자격증 신설 등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위상을 높여 왔다. 특전사와 육군 장병들이 평소 익힌 특공무술을 마음껏 펼칠 자리가 마련됐다. 제4회 특수전사령관기 특공무술 경연대회 현장을 가득 메운 도전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승리의 포효를 들어보자.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프로 종합격투기 보듯 치열한 공방
특전사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령부 백호체육관 특설 케이지와 연병장에서 제4회 특수전사령관기 특공무술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특전사를 포함한 육군 17개 부대에서 180여 명의 장병이 출전했다. 이들은 겨루기(개인·단체), 품새, 격파 등 3개 종목에서 경쟁을 펼쳤다.
겨루기는 전투복과 보호장구류를 착용한 가운데 팔각형의 특설 경기장에서 종합격투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전 남군 부문은 체중에 따라 5개 체급으로 나눠 3분 3라운드로, 여군은 2개 체급(-53㎏, +53㎏)에서 2분 3라운드를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렀다. 겨루기 단체전은 부대별 5명이 한 팀을 꾸려 5전 3선승제로 승패를 결정했다.
20·21일 체육관에서 열린 겨루기는 마치 프로 선수들의 종합격투기를 보는 듯했다. 머리보호구와 글러브를 끼고, 마우스피스를 입에 문 참가자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링 위에 올랐다. 서로 글러브를 터치하면서 인사를 나눈 것도 잠시. 펀치와 킥이 난무하면서 순식간에 열기가 달아올랐다. 마치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이 싸우는 콜로세움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날 정도였다.
상대의 머리를 잡고 겨드랑이에 낀 채 넘겨버리는 화려한 기술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수세에 몰렸다가 간신히 빠져나온 상대가 뒤돌려차기로 머리를 정확하게 가격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치열한 경기 끝에 승자가 결정되자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포옹하고 격려한 뒤 상대 코너에 달려가 인사하면서 예의를 지켰다. “단결”이라는 경례 구호를 우렁차게 주고받으며 군인으로서 페어플레이 정신도 보여줬다.
치열한 공방전이 오간 끝에 여군 -53㎏ 우승은 귀성부대 천명진 하사에게 돌아갔다. 천 하사는 지난 6월 열린 제20회 특수전사령관기 태권도 경연대회에서 품새 여군 개인전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천 하사는 “응원해 준 전우들과 지도해 주신 코치·감독님 덕분에 우승했다”며 “앞으로도 열정으로 나아가는 특전대원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53㎏에서는 5보병사단 수색대대 강인선 중사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페더급(-66㎏) 국제평화지원단 신현호 중사 △라이트급(-70㎏) 천마부대 노형호 하사 △웰터급(-77㎏) 독수리부대 안승민 중사 △미들급(-84㎏) 백호부대 류경모 중위 △헤비급(+84㎏) 흑표부대 임태현 상사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단체전은 귀성부대가 1위에 올랐다.
유려한 품새, 파워풀 격파
품새 종목은 7명 이상의 단체전으로, 지정품새와 부대별로 착안한 창작품새를 심사했다. △동작의 정확성·통일성 및 균형 △힘의 완급 조절 △창의성 등을 평가 항목으로 공정한 심사가 이뤄진 끝에 흑표부대가 1위에 올랐다. 화염과 함께 나무 문 세트를 터뜨리면서 등장한 장병들이 소총과 권총, 단검을 가지고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면서 전우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격파는 부대별 5명(남군 4명, 여군 1명)이 조립식 기왓장을 주먹으로 격파한 개수와 옆차기로 나무송판을 격파한 개수를 합해 우승을 가렸다. 먼저 진행된 기왓장 격파. 플라스틱 재질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시험 삼아 주먹으로 강하게 몇 번 내려쳐 봤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반면 특공무술과 체력단련으로 다져진 특전대원들의 힘은 달랐다. 주먹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힘에 기왓장이 사방으로 산산조각 날아다녔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나무송판 격파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종합격파기에 고정한 나무송판 6장은 견고한 성벽같이 깨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략법을 논의했다. 부대별 격파 달인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황금박쥐부대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현재 특공무술은 특전사뿐만 아니라 2신속대응사단, 군단 특공연대, 사단 수색·기동대대, 군사경찰 특임대 등에서 9만여 명이 수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균 약 9000명이 승단 심사에 응시하고, 5000여 명이 승단하고 있다.
특전대원들은 국가적 주요 행사 때마다 고난도 특공무술 시범으로 국민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해외파병 임무 수행 중에도 특공무술을 선보이며 현지 주민과 교감하고, 한국군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천마부대 종합우승 영예
대회는 종합우승을 차지한 천마부대원들의 환호성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들은 우승기를 휘날리고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3개 종목 성적을 모두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천마부대에는 상장과 포상휴가가 주어졌다.
이번 대회 겨루기 개인전 1~3위에는 상장·메달·포상휴가가, 종목별 단체전 우승·준우승 부대에는 부대·개인 상장과 트로피·메달·포상휴가가 각각 수여됐다.
특전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육군 장병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특공무술 활성화와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희남(원사) 특전사 특공무술심사관은 “이번 대회는 장병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특공무술 저변 확대에 일조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공무술 연마 붐 조성과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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