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국방혁신 4.0 추진에 따라 유·무인 복합체계 운용을 준비하는 등 첨단 해군 전력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첨단체계들이 유사시 정격성능을 발휘하려면 적절한 수리부속 보급이 필수적이다. 수리부속은 장비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이면서 장비를 작동시키기 위한 필수 부품이다. 이에 해군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리부속을 예측하고 구매한다. 해군의 연간 수리부속 예산은 약 2500억 원인데, 13만여 종이나 되는 수리부속 수를 생각하면 결코 큰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충분치 않은 금액으로 어떤 수리부속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선 정확도 높은 예측능력이 수반돼야 한다.
2020년 해군전력분석시험평가단(전평단)은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수요예측 모형을 개발했다. 이 모형은 현재까지 해군이 사용하는 모든 예측기법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하다. 우수한 예측 모형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예측 정확도 향상은 여전히 절실하다. 해군 함정은 여러 형태로 미래에도 계속 건조될 것이고, 그만큼 수리부속 품목도 다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인체계가 도입되면 품목의 다양성은 훨씬 방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예산으로 이들의 운용을 보장하기 위해선 더 높은 정확도가 요구된다.
전평단 체계분석처는 이러한 미래 환경의 요구에 대비하고자 체계분석 전문인력 장교를 중심으로 연구진을 자체 편성해 7개월간 수요예측 모형 고도화 연구를 했다.
이번 연구에선 수리부속의 과거 수요가 갖는 특성정보(추세·주기성 및 수리부속과 장비의 계층적 구조)를 활용해 수요예측 모형을 고도화했다. 특히 이번 고도화 연구 모형에는 국방혁신 4.0 추진에 따라 미래에 확보하게 될 데이터도 적용 가능하도록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 기존 모형에 비해 고도화 모형의 정확도가 10%포인트 이상 개선돼 250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리부속 수요예측은 필요한 수리부속을 적시 보급 가능하게 해 함정의 전비태세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유·무인 복합체계, 스마트 팩토리 등 미래 해군의 모습을 고려한 중장기 군수 발전방향도 제시했다. 군수가 지향할 9개 핵심 분야를 통해 수요예측·재고관리 자동화부터 디지털 트윈까지 방대한 첨단 기술을 집약한 발전방향을 내놨다.
막강한 군사력을 현시했던 로마군에 관한 연구 중 “군사력보다 군수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다. 로마군은 보급이 불가능한 지역은 공격하지 않았고, 만약 공격했다면 가장 먼저 보급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로마군에게 보급은 강한 군사력 건설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이번 연구가 강한 첨단 해군력 건설을 위한 원천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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