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2011년 11월 2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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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3일,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복무하던 고(故) 서정우 하사(추서 계급)는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 휴가길에 올랐습니다. 연평도 선착장에서 인천행 여객선을 기다리던 그는 부대 쪽에서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합니다. 북한의 기습공격임을 직감한 서 하사는 자신의 임무를 떠올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휴가를 포기하고 부대 복귀를 결심하죠. 그렇지만 하늘이 원망스럽게도 포연 속을 가로질러 부대로 향하는 그에게 적의 포탄이 떨어졌고, 그것이 마지막이 됐습니다.
같은 날 부대 포병 사격훈련장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고 문광욱 일병(추서 계급)은 북한의 기습도발에 맞서 전투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적의 불법 포격이 시작되자 전우들과 용감하게 전투 준비에 나섰던 그는 북한군의 포탄 파편에 전사했습니다. 입대한 지 넉 달밖에 되지 않은 이병이었는데 말이죠.
서해 최북단 연평도에서 조국을 수호하던 두 영웅이 하늘의 별이 된 지 벌써 14년이 흘렀습니다. 정예 해병대원을 육성하는 해병대교육훈련단은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의 흉상을 세워 그 뜻을 이어받도록 하고 있는데요.
국방일보는 2011년 11월 23일 자 1면에 고 서 하사와 문 일병의 흉상 제막식을 실어 영원한 해병으로 다시 태어난 영웅들을 기렸습니다.
기사를 살펴보면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교육훈련단에서 고 서 하사와 문 일병의 흉상을 제막했다”며 “제막식에는 유가족과 해병대 주요 지휘관, 예비역 장병 등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침과대적(枕戈待敵·창을 베고 적을 기다림)’의 자세로 북한의 도발에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보도합니다.
70㎝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된 흉상은 훈련병들이 전사한 선배들의 ‘해병대 정신’을 이어받도록 해병의 집에 설치됐는데요. 특히 흉상 사이에는 연평도에서 수거한 북한군의 122㎜ 방사포탄 잔해를 전시하고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 장병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 안보의식 고취에 활용되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사와 함께 실린 2장의 사진이 독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제막식에 참석한 두 장병의 부모님이 아들의 흉상을 어루만지며 피를 토하는 심정을 쏟아내고 있죠. 고 서 하사의 어머니이자 최근 보훈가족 최초로 국가보훈부 보훈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오복 씨가 뜨거운 눈물을 쏟는 모습에서 깊은 슬픔이 읽혀집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1년 365일이 심장에 칼이 박힌 듯한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이었다”며 “북한의 도발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우리 모두 북한의 만행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영웅은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위국헌신의 정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14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오직 대한민국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싸웠던 두 영웅의 희생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겨봅니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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