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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없었던 그들의 퇴장...아쉬움 많았던 그들의 부재

입력 2024. 11. 19   16:41
업데이트 2024. 11. 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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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포츠 - 야구 선수의 아름다운 은퇴 

추신수·신본기·김재호
베테랑 선수 잇단 은퇴
알토란 활약에 선한 영향력
팬들의 큰 박수 받아
2024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선발투수 기대 못미치며 탈락
좌완 트로이카 부재 아쉬움
국가대표 새 얼굴 육성 절실

신본기가 자신의 SNS에 은퇴 인사를 전한 손편지.
신본기가 자신의 SNS에 은퇴 인사를 전한 손편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계 야구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동안 국내 프로야구(KBO리그)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 소식을 잇달아 알렸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뒤 2021년부터 SSG 랜더스에서 뛴 외야수 추신수(42)가 올해 은퇴 시즌을 보낸 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직행한 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2020년까지 16시즌 동안 통산 1652경기에서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2021년 SSG에 입단해서는 4시즌 동안 439경기에 나서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2022년에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영광도 누렸다.

2021년 kt 위즈의 첫 우승 주역인 내야수 신본기(35)는 지난 12일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는 2012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선수로 1000경기에 나서 타율 0.247(2193타수 541안타), 31홈런, 260타점, 294득점, 21도루를 기록했다. 2020시즌 뒤 kt로 이적해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면서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에 공헌했다. 4차전에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신본기는 꾸준한 봉사·기부 활동으로 ‘선행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그 어떤 선수보다 빛났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재호(39)도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두산은 지난 14일 “김재호가 최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2004년 입단한 그는 21년 동안 두산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2014년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뒤 2015·2016·2019년 세 차례 우승과 2015~2021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더했다. 통산 179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2(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 661득점, 79도루의 성적을 올렸다. 2015~2016년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고, 2015년 프리미어12 첫 대회 때 태극마크를 달고 초대 챔피언 등극에 일조했다.

세 선수의 퇴장은 ‘아름다운 은퇴’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한 영향력으로 KBO리그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에도 구단과 동료들의 만류로 현역 생활을 연장해 연봉을 전액 기부한 뒤 은퇴 시즌을 보냈다.

김재호는 10년의 퓨처스리그(2군) 생활을 견뎌내고 꾸준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로 성장했다. 역대 두산 프랜차이즈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한 그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퇴 용단을 내렸다.

특히 신본기는 눈부신 스타 선수가 아닌데도 팬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제2의 인생’ 출발선에 섰다.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자필 편지를 올려 “시즌이 끝나고 구단에서 함께하기 힘들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오랫동안 생각하고 의논한 결과 (kt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관심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팬들 덕분이다. 덕분에 너무 행복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의 SNS에는 많은 팬이 몰려와 제2의 인생을 축복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4 프리미어12 조별리그(오프닝 라운드) B조에서 일본(5승), 대만(4승1패)에 이어 3위(3승 2패)에 그쳐 슈퍼라운드(4강)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13일 대만과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1차전 징크스’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쿠바와 2차전에서 8-4로 이겨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지난 15일 ‘숙적’ 일본과 3차전에서 3-6으로 역전패하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지난 16일 도미니카공화국에 9-6 역전승을 거둬 2승 2패를 기록했지만, 17일 일본이 쿠바를 7-6으로 물리치고 4연승을 내달린 데 이어 대만도 호주를 11-3으로 대파하며 3승 1패를 기록해 한국의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18일 호주와 마지막 5차전에서 5-2로 이겼지만 조기 탈락의 결과를 되돌릴 수 없었다. 프로선수로 구성된 정예 국가대표팀 간 대결에서 일본과는 9연패의 굴욕을 안았고, 대만에도 최근 2승 4패로 뒤졌다.

선발투수진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곽빈(25·두산) 만이 쿠바 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고, 고영표와 최승용(23·두산), 임찬규(32·LG 트윈스)는 부진했다. 문동주(21·한화)·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손주영(26·LG) 등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한 악재가 결코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그동안 대표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던 ‘좌완 트로이카’ 류현진(37·한화)·김광현(36·SSG)·양현종(36·KIA)의 부재가 절실하게 다가온 대회였다. 이들은 모두 국가대표팀에서 멀어져 있다. 류현진은 부상 탓에 한동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김광현과 양현종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조기 탈락한 뒤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김광현은 당시 음주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국가대표로서 ‘아름다운 은퇴’는 아니었다.

세 투수 가운데 한두 명이 이번 대표팀에 다시 합류해 선발투수진에 힘을 실었다면 어땠을까. 세 투수는 올해도 두 자릿수 승을 올리며 여전한 활약을 이어갔다. 김광현이 12승(10패), 양현종이 11승(5패), 류현진이 10승(8패)을 각각 수확했다.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다승 공동 1위 곽빈·원태인(이상 15승)과 엄상백(kt→한화·13승)의 뒤를 잇는 성적이다. 세대교체를 내세운 국가대표팀의 기치와는 달리 새 얼굴이 제대로 육성되지 않는 KBO리그의 실태를 반영한다. 2026년 열리는 WBC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선발투수 육성이 절실한 현실이다.


필자 박정욱은 스타뉴스 소속 스포츠 전문기자다. 1994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해 1997년부터 축구, 야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의 현장을 누비며 취재하고 있다.
필자 박정욱은 스타뉴스 소속 스포츠 전문기자다. 1994년 스포츠서울에 입사해 1997년부터 축구, 야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의 현장을 누비며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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