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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정보융합센터 창설을 통한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

입력 2024. 11. 18   16:35
업데이트 2024. 11. 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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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대령(진)·교수
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대령(진)·교수


성공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해
MDA 확장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공감대 형성과 함께 자체적인
거버넌스 구축에 나서야 한다

2022년 12월 공개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국가전략이다. 대한민국이 자유로운 해양활동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 국제적으로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게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이른바 ‘글로벌 중추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해양영역인식(MDA)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대한민국의 MDA는 곧 해양에서의 안보·안전·경제·환경·협력 등에 관한 인식을 의미하며, 글로벌 해양으로의 영향력 확대도 포함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대한민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전개되는 현상이다. 주요국들은 이미 MDA 체계 구축을 중요한 국가적 추진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해양시대가 다가올수록 이러한 인식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으로 인도·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싱가포르는 MDA와 관련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싱가포르해협에는 매일 1000척 이상의 선박이 통항하고 있는데, 글로벌 해상 무역의 70% 수준이다. 경제·안보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해양안보 상황 관리는 싱가포르에 매우 중요하다. 이에 싱가포르는 MDA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해양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MDA 체계에서 국내외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기관은 글로벌 플랫폼인 정보융합센터(IFC)다.

싱가포르 IFC의 첫 번째 특징은 ‘개방성’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20개국에서 26명의 해군·해경 연락관이 IFC에 파견된다. 이들은 해양에서 활동하는 자국 선박의 안전항해를 보조하고, 필요시 주변국 선박을 지원한다.

다음으로는 ‘투명성’이다. 싱가포르 IFC에서 다루는 모든 정보는 누구에게나 투명하게 공개·공유한다. 해양안보 상황을 정확·신속하게 판단하기 위해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신뢰성’이다. IFC는 해양사고 수색·구조, 선박수리 지원 등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나 연락하면 지원하는 고객센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 MDA 확장은 긴요하며,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미 진행 중이다. 다만 실천을 위한 움직임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2009년 IFC를 시작한 싱가포르가 체계를 구상하고 설치까지 완료하는 데 5년 정도 소요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한국은 10년 이상 뒤처졌다고 평가된다. 지금부터라도 성공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해 MDA 확장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MDA 인식·확장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자체적인 거버넌스 구축에 나서야 한다.

특히 여러 부처와 기관을 유기적으로 중재하고 조정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한 실천적인 움직임으로 개방성·투명성·신뢰성에 기반해 많은 국가를 아우를 수 있는 ‘한국형 IFC’를 시작해 볼 수 있다. 한국형 IFC의 명칭을 공모해 선정하고,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해 많은 국가가 부담 없이 연락관들을 파견하고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 해양국가 대한민국이 인도·태평양의 해양안보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장(場)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을 실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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