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무모한 도전은 안 되지만 리스크 낮추며 ‘무한도전’

입력 2024. 11. 18   16:11
업데이트 2024. 11. 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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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31. 무인 상점 창업으로 성공한 L 소령의 비결

무작정 특정 아이템 시작 않고
아르바이트 근무로 현장 배워
장사 감각 익히고 상권도 분석

소규모로 시작 적은 자본 투입
무인 가게로 인건비 부담 줄여
현금 흐름 우선 확보 추가 창업

여러분은 창업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창업을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군이나 회사 등 조직생활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업체를 가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죠. 이런 생각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위험부담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기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당신은 창업하지 않을 수 없다』의 이정협 작가는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창업을 병행해 성공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창업 아이템이 모두 성공한 건 아닙니다. 그는 16번 창업했는데, 11번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6개의 사업은 현재까지 진행 중인데, 오픈AI의 창업자 샘 올트먼이 새로 시작한 블록체인 ‘월드코인’의 아시아 최초 협력사로 선정된 사업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작가의 창업 스토리를 보면, 그는 직장생활과 전혀 다른 사업을 했습니다. 최소한의 자본으로 여러 번 실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빨리 실패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소자본 창업을 한 것이 비결이었습니다. 전역 후 시험전형 또는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지만, 창업을 고려하는 분도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인 상점 창업에 성공한 L 소령의 사례를 살펴보고 생각을 나눠 보겠습니다. 특정 창업 아이템보다는 창업 준비과정을 눈여겨보세요.


 L 소령 사례

L 소령은 더 이상 진급 기회가 없어 전역해야 했다. 전역까지는 아직 몇 년이 남아 있었다. 전역 후 무엇을 할지 많이 고민했지만,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해야겠다는 기본 방향만 세웠다. 그래서 재테크 공부를 했다. 유명 재테크 인플루언서 말대로 재테크 관련 책 100권 완독을 목표로 했다. 관련 유튜브를 찾아보거나 유료 강의를 듣기도 했다. 그러다가 창업에 관심이 생긴 그는 취업이 아닌 창업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L 소령은 어떤 분야의 창업을 할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막상 창업하려니 두려움도 컸다. 그는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역 후 관심 있는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가족들은 그가 전역 이후 이곳저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만류했다. 그럼에도 그는 가족들에게 “현장에서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설득했고, 몇 달을 성실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떤 분야에서 창업할지 계속 고민했다.

L 소령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주변 상권이 어떻게 형성돼 있고, 어떤 수요가 있는지 이해하게 됐다. 특히 “이 동네엔 ○○가 없어 아쉽다”는 단골손님들의 의견에 집중했다. 정말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는지 검증하기도 했다. 그런 고민 끝에 처음 창업한 게 코인 빨래방이었다. 상점을 무인으로 관리할 수 있어 아르바이트하면서 창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그는 빨래방 창업으로 현금 흐름이 생겼음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빨래방으로 생긴 자금을 활용해 다른 분야 창업도 계획했다. 학생과 아파트 건설 노동자가 많이 오가는 입지에 공실이 된 상가를 찾았다. L 소령은 이곳에 무인 라면가게를 차렸다. 이번에도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2개의 무인 상점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줄였다. 그는 3번째 창업도 준비 중이다. 창업하면서 수익이 많이 나자 이제는 가족들도 그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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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소령의 창업 이야기를 어떻게 들으셨나요? 전역 후 창업에 성공한 분이 많은데,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L 소령의 독특한 창업 준비과정이 흥미롭습니다. L 소령의 창업 준비전략은 무엇일까요? 첫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창업할 지역의 상권과 서비스 수요를 분석했습니다. L 소령은 전역 후 바로 창업하려 했지만 어떤 업종으로 창업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고심 끝에 상권도 분석할 겸 고객들 수요를 파악하고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40대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니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이라고 여기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손님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장에서 장사 감각을 익히고 손님들에게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인건비가 필요 없는 무인 상점 창업에 집중했습니다.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 시기를 거치면서 인건비가 많이 올랐습니다. 창업하더라도 직원 관리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L 소령은 군 생활 때 병력 관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무인 상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무인 상점을 운영하면서 관리·아르바이트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런 장점을 활용해 무인 상점을 추가로 창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확실한 수요 분석과 적은 자본 투입으로 창업 리스크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미국 실리콘밸리는 세계적인 ‘창업의 성지’입니다. 작은 회사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이 된 사례도 아주 많습니다. 애플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차고에서 사업을 일궜습니다. 그런데 애플이란 회사는 문제없이 계속 성장만 했을까요? 애플도 성장과정에서 투자·연구개발·마케팅 등 다양한 이슈로 특정 사업이 흥하기도 하고, 일부는 망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창업의 성지가 됐을까요?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정지훈 작가는 책 서두에서 우리나라와 미 실리콘밸리의 창업문화 차이에 관해 말합니다. 미국은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재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하면서 투자를 받아 실패했지만, 실패한 사람도 아이디어가 좋으면 또 투자를 해 주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에 실패하면 재투자를 받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작가는 실패한 경험의 존중 여부가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이라고 강조합니다. 미국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좋은 환경인 것 같아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적지 않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아예 미국에서 창업하는 듯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흥망성쇠가 있습니다. 대기업 역시 처음엔 소규모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고에서 창업한 잡스도 애플이 글로벌 기업이 될 줄 알았을까요? 애플 외에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이 된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모든 회사가 성장과정에서 많은 시련도 겪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물론 사라진 회사도 있지만요.

결국 창업으로 성공한 분들의 공통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빨리 실패하고 그 경험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것입니다. 항상 성공만 했을 것 같은 잡스도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습니다. 그는 애플에서 쫓겨난 뒤 넥스트라는 회사를 창업합니다. 이후 애플은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잡스를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합니다.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면서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이 재기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전역 후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L 소령 사례와 같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대책은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전역 후 창업해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투자금이 많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창업 준비를 했던 게 비결이었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한 번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또 다른 아이템으로 여러 번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전역 후 창업으로 가계가 휘청하면 안 되기에 전역한 군인 입장에서 리스크를 낮추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창업 아이템과 전략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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