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 이슈 - 다시 ‘불장’ 비트코인…열기 계속될까
미 대선 이후 35% 이상 상승
가상화폐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
전략적 준비자산 되면 50만 달러 예상
천정부지 가격에 경고 목소리도 높아
“과매수…신규 투자자 탓 변동성 증폭”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변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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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데요.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9만3000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대선일인 5일 오전까지만 해도 7만 달러 선을 밑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고점까지 35% 넘게 상승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되면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삼는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 디지털의 창립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가능성은 낮지만 전략적 준비자산이 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다른 모든 국가도 비트코인을 채택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준비자산이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대외결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통상 달러 같은 기축통화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금이 그 역할을 합니다.
1만 비트코인으로 산 피자 2판
그렇다면 비트코인 역사는 대체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요. 그 유래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나카모토 사토시(가명)라는 사용자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개념을 담은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2009년 1월엔 그가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50BTC(비트코인)를 채굴한 뒤 타인에게 10BTC를 송금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비트코인 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10월 ‘New Liberty Standard’라는 닉네임의 채굴자 한 명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간 비용을 토대로 추산한 거래 환율을 공시했는데, 당시 1달러가 1309.03BTC였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가상’ 화폐이던 비트코인이 실거래에 활용된 것은 2010년 5월 22일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라스즐로 핸예츠라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사용해 피자 2판을 구매한 것이 역사적인 첫 실거래인데요. 당시 그는 피자값으로 1만 비트코인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가격이라, 어쩌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피자 2판’을 먹은 셈이죠. 그래서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5월 22일을 ‘피자데이’로 정하고 매년 이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도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요. 이것들은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라 부르고 대표적으로 이더리움, 테더, 솔라나 등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투자 열기 가열…“변동성 증폭 조심해야” 경고도
비트코인 투자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에 미국은 물론 한국 투자자까지 거래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크게 들려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상대강도 지수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히면서 “고점에서 진입한 신규 투자자 때문에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언제 현실화할지, 또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이 현실성 있는지 투자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급등, 급락이 반복됐기 때문에 변동성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위험성을 추가하고 싶으면 가상화폐 투자가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레버리지 투자 등 다른 방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보면 좋은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며, 대규모 거래에 실용적이지도 않다”면서 “가상화폐가 결국 법정통화의 안정적 대체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게 새로운 규제 공약이라면, 수익률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고려해 투자 결정
비슷한 맥락에서 소외감 때문에 충동적인 투자에 나서는 ‘포모(Fear Of Missing Out·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BTC당 9만 달러를 넘었던 날 공포 및 탐욕지수는 ‘극도의 탐욕’을 의미하는 86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9월 7일 26(공포)에서 두 달여 만에 3배 이상 치솟은 수치입니다. 공포탐욕지수는 투자자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0에 가까울수록 매도가 많고 10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미국 대선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했던 지난 한 달간 공포탐욕지수는 탐욕~극단적 탐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도 포모를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가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가상자산 투자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코인 거래대금은 최근 29조 원에 육박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을 넘어섰습니다. iOS 금융 분야 앱 랭킹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 앱인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업비트 실명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뱅크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규제 완화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거래소 FTX 파산 사태 같은 금융사고가 재현될 경우 가상화폐 혹한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는 가격 등락이 잦고 등락폭도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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