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8시 방향 사격 개시!” “수류탄(Grenade)!”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피아 구분도 되지 않는 고지 높은 어두운 산속에서 총소리와 수류탄 폭발음이 들려왔다. 지휘자들의 목이 찢어질 듯한 전투명령이 이어졌다. 치열한 공격·방어의 실전과 같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곳은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다.
우리 부대는 올해 처음으로 과학화전투훈련에 참관하는 기회를 얻었다. 훈련장에서 벗어나 실전적 전투현장을 체험함으로써 장병 기본전투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 교관 역량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우리가 참관한 이번 ‘KCTC 쌍방훈련’은 한미 통합훈련으로 진행돼 우리가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전술적 행동과 전투명령어 등 보다 다양한 전투양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집결지에서 훈련은 시작됐다. 공격이 개시되기도 전에 통제관의 외침이 들려왔다. 대항군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집결지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소산해 은·엄폐하고 사상자를 처치하는 제대, 신속히 현장을 이탈하는 제대 등 각 지휘자의 명령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집결지에서의 상황이 어느 정도 종료되고 나니 본격적인 공격작전을 위해 이동하는 제대가 보였다. 사주경계와 완수신호를 통해 기도비닉을 철저히 유지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긴박하게 움직였던 집결지에서의 상황부터 부대 이동 과정까지 모두 훈련소에서 훈련병들에게 가르치는 장병 기본훈련 행동이었다.
육군훈련소는 민간인들이 전투원으로 거듭나는 곳이다. 갓 입대한 훈련병들에게 군인으로서 기본과 기초뿐만 아니라 부대에서 행동화할 수 있는 전투기술 방법을 가르친다. 전투현장에서는 지휘관(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휘에 따라 전투원들이 행동할 수 없다면 지휘관의 역량은 무용지물이 된다. 전투원들이 기초를 튼튼히 익히고 체득해 둬야 어떤 상황에서도 즉각 반응해 행동할 수 있다. 개인화기 사격 방법, 방독면 착용 절차, 전우를 살리기 위한 전투부상자처치 습득 등 장병 기본훈련이 중요한 이유다. 이번에 참관한 ‘KCTC 쌍방훈련’만큼은 아니더라도 보다 실전적인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제한된 여건에서도 기본과 기초에 충실한 교육훈련을 하고 반복 숙달해 몸에 익을 수 있도록 지도해 준다면, 훈련병들도 훈련부대가 보여 준 전투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초와 기본에 충실한 교육훈련은 실전적 전투와 맞닿아 있었다. 이번 참관은 군인을 양성하는 군인, 훈련부사관으로의 새로운 다짐을 새기게 하고 긍지를 느끼게 했다. 앞으로도 누구보다 기초에 충실하고 실전적인 교육훈련으로, 나와 함께한 모든 훈련병이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원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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