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온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포스트 AI로부터 없어질지도 몰라
AI 앞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길은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뿐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은 그의 저서 『팡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약한 갈대에 불과하지만, 생각하는 갈대다. 온 우주가 그를 짓밟기 위해 무장할 필요는 없다. 증기, 물방울 한 방울이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짓밟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그 살인자(우주)보다 고귀하다. 사람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우주가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이런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렇습니다. 우주와 자연은 우리보다 우월합니다. 모든 자연현상과 자연재해는 우리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그러한 우주와 자연의 섭리 앞에서 사람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이 그 역할을 점점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림과 음악조차 AI가 그리고 작곡합니다. 얼마 전 생성형 AI가 과학논문을 쓴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스톰(STORM) 서비스를 인터넷 검색 기반으로 제공하며, 주제를 입력하면 약 30쪽 분량의 논문급 리포트를 작성해 줍니다.
이러한 AI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이 학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무엇(주제)’을 배우고 연구할 때, 그 주제를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에서 강의시간에 강의실 또는 실험실에서 그 주제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AI는 어떨까요. AI는 그 수많은 시간과 공간을 단 몇 초 또는 몇 나노초의 인터넷 시·공간으로 압축해 버립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다수의 사람이 만든 생산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것도 가능한 일이 됐습니다.
우리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AI보다 무엇이 나은지, 그 주제를 사람이 아닌 나로 대체해 봅니다. AI가 그린 그림과 내가 그린 그림, AI가 만든 논문과 내가 작성한 논문, AI가 쓴 시와 내 마음에서 나온 시, 어쩌면 ‘나’로부터 나온 결과물이 AI가 만든 결과물보다 하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AI가 ‘만든’ 그림·논문·시가 아니라 내가 ‘그린’ 그림, 내가 ‘작성한’ 논문, 내 ‘마음에서 나온’ 시를 더 훌륭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모든 결과물은 그 결과물 자체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결과물을 만든 과정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과정에 주목해야 할까요. 어쩌면 지금은 AI가 온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AI 역시 그다음 세력의 등장, 즉 포스트 AI로부터 없어질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즉 AI 이후의 시대가 AI를 파괴할 거라는 점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인간이 우주보다 더 고귀한 것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듯 AI도 아무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결과물을 쏟아 낼 뿐입니다. 파스칼의 『팡세』는 프랑스어로 ‘생각들(thoughts)’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생각을 바르게 해야 진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주와 자연이 돼 가는 AI 앞에서 우리 사람이 살아남을 길은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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