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최고의 요리사들이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오직 ‘맛’으로만 승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음식을 향한 의지만 있어서도, 훌륭한 재료만 있어서도, 재료를 다루는 최고의 기술만 갖고 있어서도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뤘을 때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것은 ‘맛’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의도를 잘 보여 줬다.
우리 군인은 무엇으로 진정한 승부를 해야 하는 걸까.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을 군인화한다면 무엇이 군인의 승리를 좌지우지할 요건이 될 것인가. 내가 내린 결론은 전투 준비와 지휘관의 의지다. 부대원들의 전투 준비태세,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전투장비, 이러한 준비된 것들이 최대한의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지휘관의 의지·역량이 전투 승리의 중요하고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알다시피 군인의 존재 목적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지금 그 준비 과정에 있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오직 승리를 위해 우리는 준비하고 달려가야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군대는 설사 100년 동안 쓸 일이 없다고 해도, 단 하루도 갖추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하루도 쉬지 않을 수 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년간 특공대대장을 하는 동안 전투 준비에 최우선을 두고 부대원들과 쉼 없이 달려왔다. 특수한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특공의 전투 준비는 작전의 성패와 직결되기에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다. 부대원들과의 화합·신뢰를 기본으로 강인한 체력, 정확한 통신 능력, 정교한 사격기술 등의 전투 승리요건들을 갖춰 왔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여러 번의 전술훈련과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을 하며 다시 한번 확인하고 검증해 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대장 임기를 앞두고 지난 2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아쉽고 후회되는 순간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그 시간이 분명 헛되지 않았음을, 부대원들과 나 자신에게 흑백요리사의 1인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자신한다.
곧 있으면 대대장 임기가 끝나지만 우리 특공부대의 이러한 준비는 새로운 지휘관과 함께 계속되고 성장해 나갈 것이다. 나 또한 앞으로 맡게 될 새로운 자리에서도 ‘전투 준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전진해 나갈 것이다. 최고의 전투력과 꺾을 수 없는 의지, 승리를 위한 열정,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나와 우리는 대한민국 군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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