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이기는 습관의 시작 연합 스퍼라이드 훈련

입력 2024. 11. 07   16:19
업데이트 2024. 11. 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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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영웅대대 중대장·대위
김재연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영웅대대 중대장·대위

 


평소에 한미연합작전을 수행하는 기계화보병대대 중대장으로서, 부대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과 ‘이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해 왔다. 그러던 중 내게 스퍼라이드(SPUR RIDE) 훈련이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스퍼라이드 훈련은 일종의 미 육군 특급전사 자격인증 과정으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3기병연대(3CR)가 주관하고 있다. 과거 미 기병부대에서 일정 기간 경험을 쌓은 기병인에게만 ‘박차(SPUR)’ 사용을 허용했고, 비로소 한 명의 기병으로 인정받는 전통에서 기인한 스퍼라이드 훈련은 무박 2일간 실시한다. 통신장비 운용, 핵 및 화생방 상황 시 행동, 포병 장비 운용, 각개전투, 전투부상자처치(TCCC)까지 총 다섯 가지 과제를 측정한다. 특이한 점은 과제 수행 동안 완전군장을 상시 착용한 채로 훈련한다.

훈련이 진행되는 캠프 케이시의 미군 분위기는 다소 상기돼 보였다. 한국군은 3~5명씩 조를 이뤄 미군이 속해 있는 조에 편성됐다. 3CR 연대장의 격려 후 교관들의 통제 아래 조별 체력단련 및 전쟁사 교육을 병행하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받는 동안 한국군 모습을 미군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교관들에게 한국군의 강점에 대해 질의했다. 교관들은 “한국군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매우 높다. 산악기동에서는 한국군을 따라갈 수 없었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인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매우 놀라웠다”고 답했다.

물론 언어 장벽, 낯선 공간, 정해지지 않은 식사시간 등 어려움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제한된 상황과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미군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과제를 수행했다. 우리는 한국군 대표라는 사명감으로 평소 체력단련을 꾸준히 했기에 참가자의 90%가 합격할 수 있었다. 한미가 같은 목표를 향해 하나가 돼 임무수행하는 모습은 앞으로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원과 나에게 한미동맹의 돈독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

중대장 임무를 수행하며 부하들에게 ‘이기는 것이 습관이 돼야 한다’고 교육했다. 한미연합군은 이번 스퍼라이드에서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훈련을 곧 작전처럼 진행했기에 이기는 습관이 시작됐다고 느꼈다. 언어·장비·훈련 방식도 다르지만 한미연합군은 ‘한계 극복’이라는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스퍼라이드 훈련이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정례화돼 꾸준한 교류를 통해 한미동맹에서 징검다리가 되고, 나아가 육군의 전투력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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