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전문성·집중력·꾸준함 살린 당신은 “생존입니다”

입력 2024. 10. 28   16:50
업데이트 2024. 10. 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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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30. 흑백요리사 - 당신의 전역 준비 ‘킥’은 무엇입니까? 

작은 차이가 당락 좌우… 최선 다해야
잘하는 분야 찾아 포인트 줘야 합격
면접 위해 스토리텔링 기법도 배워야
“준비됐다면 여러 차례 도전해 볼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을 보셨나요? 요즘 어느 모임 자리에 가더라도 빠지지 않는 대화 소재가 될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패러디도 많이 하고 있죠. 흑백요리사는 업계에서 이미 월등한 실력을 인정받고 경력도 화려한 셰프를 ‘백요리사’로, 유명하진 않지만 음식 열정이 넘치는 셰프를 ‘흑요리사’로 출연시켰습니다. 흑요리사는 총 80명이 참가했다가 경쟁을 거쳐 최종 20명만이 생존했죠. 살아남은 이는 백요리사와 경쟁합니다. 라운드마다 참가자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임의의 재료가 제시되거나 흥미진진한 미션을 받는 등 긴장감 넘치는 경쟁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습니다. 특히 심사위원의 블라인드 테스트는 재미를 더하는 포인트였습니다.

최근 서바이벌 콘텐츠의 인기가 높습니다. 흑백요리사 외에도 강철부대, 피지컬300 등 경쟁을 거쳐 생존하는 것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가 시청자의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왜 인기가 있을까요?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검증된 우승 후보와 경력·인지도가 조금 부족한 후보가 승부를 겨루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더 몰입하게 만듭니다. 필자는 흑백요리사를 통해 전역 준비를 할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3가지 포인트를 짚어 보려 합니다.




1. ‘플랜B는 없다’는 각오로 최선

어느 요리사의 경우 맛은 아주 좋았지만 요리한 고기에 근막이 하나 나왔다는 이유로 탈락했습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서로 다른 평가를 냈을 경우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심사 결과가 일대일인 요리사들은 결국 아주 작은 차이로 생존하거나 탈락했습니다. 두 경쟁자의 음식 차이는 미세한 정도였지만, 결국 한 명은 탈락해 더 이상 다음 라운드를 이어 나갈 수 없게 됩니다.

전역 후 취업하거나 창업할 때도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군 관련 공무직 시험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열심히 준비하겠지만 작은 차이 하나로 합격과 불합격의 당락이 나뉩니다. 플랜B는 없다는 각오로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인생에서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겠지만, 이번에 탈락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각오로 치열하게 준비해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2. 음식에는 ‘킥’이 있어야 한다 

각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요리사들은 어떤 맛을 포인트로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여러 조합의 재료를 혼합하더라도 각자의 음식에서 맛의 포인트, 즉 킥을 살려야 합니다. 요리사들은 각각의 요리 재료 특성을 인지하고, 본인이 의도하는 맛을 어떻게 구현할지 요리 과정에서 심도 있게 고민했죠. 심사위원들이 요리사들에게 어떤 재료로 어떤 맛을 내려 한 것인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요리사가 의도한 맛이 정확하게 표현됐는지 맛을 보고 판단합니다. 이 결과에 따라 생존과 탈락이란 운명이 결정됐습니다.

전역 준비를 할 때도 여러분의 킥을 고민해야 합니다. 전역 후 취업을 원한다면 ‘어떤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그중에서 어떤 능력이 뛰어난지’를 잘 생각해 봐야겠죠.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취업이나 창업 시에도 어떤 전문성으로 킥을 줄 것인지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3. 끈기 있는 요리사가 살아남는다 

흥미 있게 본 라운드 중 하나가 요리지옥 파트였습니다. 쌀 포대 같은 두부 더미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라운드에선 8명의 요리사가 결승에 갈 수 있는 한 자리를 놓고 경쟁했습니다. 계속되는 라운드마다 두부를 활용해 새로운 요리를 계속 만들어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탈락하는 요리사들은 7번의 라운드를 거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요리할 아이디어가 소진되는 참가자였습니다. 요리지옥 라운드에서 생존한 에드워드 리는 모든 경쟁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창의적인 요리를 만든 결과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전역 준비 과정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역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 또는 개인 사유로 전역할 경우 처음엔 모두 열심히 준비합니다. 그러나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목표의식이 흐려지는 이도 있습니다.

필자도 전역 준비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현업을 유지하면서 일과 후 시간을 활용해 전역 준비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전역 후 취업 또는 창업에 성공한 분을 만나 보면 그분들의 공통점은 꾸준함이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사람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3가지 포인트 외에 생존한 분과 탈락한 분들로부터 배우는 점도 많았습니다. 최종 승자인 나폴리 맛피아는 수많은 라운드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명한 요리사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자신감이 있을까요? 우승 소감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나폴리 맛피아는 오랜 기간 집과 주방만 오갔는데, 그 지난한 과정이 지금의 우승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집과 주방만 다니는 요리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결국 끊임없는 노력이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전역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준비가 돼 있으면 근심·걱정이 없다는 사자성어 ‘유비무환’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탈락자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후회 없이 심사위원의 판정을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승부의 세계는 정말 냉정합니다. 그러나 탈락한 요리사들은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자신의 주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신이 만든 요리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알고, 이 경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여러분도 주어진 시간 내 후회 없이 전역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전역 준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불합격한다면 많이 후회할 것입니다. 그러나 전역 준비 결과는 합격일 수도, 불합격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불합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실패 경험이 쌓여 새로운 도전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여러 차례 도전해 보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생존했던 요리사들의 특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요리사가 자기 요리를 잘 설명했습니다. 각자 만든 음식은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맛을 보여 주고 싶었는지 듣기만 해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에드워드 리는 미국 이민 2세가 겪은 좌절과 혼란의 유년기 경험을 요리와 잘 버무려 심사위원 2명과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전역을 준비하는 분들도 그 과정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이고 어떤 결과를 만들 것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잘 스토리텔링 한다면 면접 또는 창업 마케팅에서 생존 능력이 향상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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