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우마라톤 대회’가 오는 6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다. 21년 전 첫 대회를 기획하고 추진했던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마라톤 열풍이 불었다. 군복 입은 군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부대별로 일과 후 시간이나 전투체육의 날 함께 달리며 체력을 단련하고, 모임을 조직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국방일보는 이런 병영 분위기에 맞춰 창군 이래 최초로 현역 장병과 예비역, 주한미군, 일반인이 함께하는 민·군 화합의 축제를 추진했다. 이렇게 ‘제1회 전우마라톤 대회’가 건군 55주년·한미동맹 50주년 기념으로 2003년 10월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일대에서 성대히 열렸다.
대회는 현역·일반·여성부로 나눠 하프 코스와 5㎞ 코스로 진행됐다. 5000명을 모집했지만 목표를 훨씬 초과한 6600여 명이 출전해 통일로를 힘차게 내달리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특히 이희완(현 국가보훈부 차관) 해군대위 등 22명의 제2연평해전 영웅과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 최초의 여성 장군인 양승숙 국군간호사관학교장 등 많은 화제의 인물이 참가했다. 주한 이탈리아 무관, 태국 무관부 장교들, 주한미군 등 300여 명의 외국군 장병까지 동참해 우정과 화합의 레이스를 펼쳤다.
목발을 짚은 채 출전한 이희완 대위는 5㎞ 완주 후 언론 인터뷰에서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6명의 전우를 기리기 위해 전우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통증이 약간 있었지만 황영조 선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뛰면서 페이스를 조절해 줘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제1회 전우마라톤 대회는 무(無)예산으로 모든 비용을 대행사와 외부 후원·협찬으로 충당했다. 그럼에도 볼거리는 풍성했다. 국방부 군악대와 의장대 시범, 육군9보병사단 풍물놀이, 홍경민·고유진 등 연예인 사인회,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연 등에 1만5000여 관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마치고 나니 군 내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처음 이 행사를 기획할 때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었다. ‘6·25 참전국 군인들을 초청해 국제대회로 추진하자’ ‘코스를 분단의 상징인 통문을 열고 북쪽으로 달리자’ ‘서울역에서 임진각까지 특별 전용열차를 운용하자’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 중 특별 전용열차만 운용되고 나머지는 발전과제로 남겨 뒀다.
첫 대회 임석상관으로 참석했던 유보선 국방부 차관은 현장을 둘러보고 “행사를 매년 국군의 날 민·군 화합의 축제로 발전시켜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그다음 해부터 행사 예산이 편성됐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전우마라톤 대회는 그동안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명실공히 국군 장병들과 국민의 사랑받는 민·군 화합의 대표축제로 뿌리내렸다. 앞으로도 전우마라톤 대회가 민·군 화합의 축제를 넘어 민·군을 잇는 가교로서 영원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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