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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발전방향

입력 2024. 09. 23   14:51
업데이트 2024. 09. 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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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섭 공군사관학교 시스템공학과 교수·중령
홍인섭 공군사관학교 시스템공학과 교수·중령

 


최근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미래 전장환경의 변화로 항공 분야에서도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 개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6세대 전투기는 기존의 스텔스 기능에 여러 센서와 유·무인 플랫폼을 결합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이 첨단 성능의 유인기에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를 융합해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가 산·학·연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공군사관학교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탁과제로 ‘유·무인 복합 핵심 기술과제 임무 효과도 분석모델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필자는 연구책임자로서 국내외 무인기 기술 개발 수준과 이를 바탕으로 일선 전투조종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항공작전 수행을 위한 무인기의 최소 요구 성능을 확인하고, 전술 운용개념을 수립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확인했다.

첫째, 기존 유인 전투기로 전개하는 임무를 유·무인 복합체계로 대체하려면 무인기의 성능이 각 전술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치 이상이 돼야 한다. 즉, 무인기에 무장을 장착하고 특정 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요구되는 속도·중량 등을 충족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체 크기와 이에 부합하는 엔진 성능이 요구되며, 각종 센서와 데이터 통신을 위한 장비 등이 탑재돼야 한다.

둘째, 유·무인 복합체계는 작전적 측면과 유인기 생존성 측면 등에서 효과적이다. 구체적으로 전투기 조종사들은 임무 때 무인기가 보유한 센서·무장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작전 위험도를 판단하고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점과 유인기 생존성을 높이면서 작전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셋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기술 개발 수준을 고려한 작전 운용개념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핵심인 무인기의 성능을 고려해 볼 때 현시점에서 개발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무인기들은 기동 성능과 무장 탑재량이 유인 전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또한 무인기는 위험한 전장환경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하게 되므로 임무 중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의 소모성 기체이거나 몇 회의 재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작전 운용개념을 세울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해 기존의 유인기가 맡은 임무를 유·무인 복합체계로 전환했을 때 유·무인기 편대 구성 시 무인기의 종류·무장을 최적으로 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대지·공대공 임무에 대한 각각의 세부 전술 역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는 무인기가 현재 KF-21이나 F-35와 같은 고성능 유인 전투기 수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무인 전투체계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이 이뤄지기까지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상당 기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등장과 개발은 미래 공군의 항공우주력 발전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 전장에서 공군이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임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라는 새로운 군사기술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성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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