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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국헌신 군인본분’ 가슴 깊이 새긴 군인의 사명

입력 2024. 09. 13   15:57
업데이트 2024. 09.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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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7보병사단 불사신대대 유창훈 대위
육군17보병사단 불사신대대 유창훈 대위



‘2024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은 나에게 큰 의미를 주는 훈련이었다. 나는 생도 시절부터 지금까지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배우며, 그 정신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 복무해 왔다. 이 정신이 말로만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군인의 일상에 녹아 그것이 행동으로 실천돼야 진정으로 발현된다고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었다. 이런 마음가짐을 지닌 나에게도 이번 훈련은 큰 딜레마로 다가왔다. 

그것은 바로 훈련기간 직전에 아이가 입원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소중한 딸이 태어난 지 100일도 채 안 돼 입원하게 된 터라 병실에 누워 있는 딸아이의 옆자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나를 바라보고 있는 중대원들, 그리고 과거부터 지켜온 나의 신념과 가치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아내는 내게 “당신은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나는 군인의 아내로서 아이를 지키고 있을 테니 걱정 말고 훈련에 참가하라”는 말을 전했다.

아내의 말에 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고 ‘위국헌신 군인 본분’의 초심을 떠올리며 굳은 결심으로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

을지훈련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 민·관·군·경 주요 기관과 군의 역할을 점검하고 합동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훈련이다. 특히 우리 부대는 막강한 전투력과 신속한 기동력을 보유한 장갑차 부대로서 도심지에 최적화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다.

육군대위로서 나는 단순히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인의 본질적인 사명을 지키기 위해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알기에 군인으로서 나의 소임을 다해 훈련에 임했다. 이번 계기는 우리 중대원 모두 합심해 훈련에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고, 성공적으로 을지훈련을 끝마칠 수 있었다.

을지훈련 동안 이러한 딜레마를 통해 나는 진정한 ‘위국헌신 군인본분’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 군인은 언제나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군복을 입고 있는 동안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그리고 그 책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무거운 사명이다.

우리 딸이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처럼 나는 대한민국이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내가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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