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와 미래전쟁 - 중국 ‘VT-4 전차’
2012년 유로사토리서 첫 실물 공개
레이저 경고장치 등 첨단 장비 탑재
알제리 포 사격시험 명중률 100%
동급 서방 전차 비해 가격 10분의 1
국제 무기 수출 시장서 ‘약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국제 무기 수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동안 그 빈틈을 차지하기 위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외교전략의 하나로 다양한 자국산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 전용 VT-4 전차의 경우 현재 중국군이 보유한 99식 주력전차보다 더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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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수출 눈앞
최근 알제리에서 진행된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VT-4 전차는 중국이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무기 중 하나다.
VT-4 전차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북방산업그룹(Norinco) 산하 내몽골제일기계그룹(FIRMACO)이 공개한 정보에 의하면 알제리에서 VT-4 전차는 포 사격시험 명중률 100%, 500㎞ 연속 주행 및 사격 등 다양한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미국과 서방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예상에 의하면 이변이 없는 한 VT-4 전차의 우수한 성능에 만족한 알제리가 도입을 결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알제리가 선택 가능한 3.5세대 전차 중 VT-4 전차의 성능이 가장 우수하며 가격 또한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VT-4 전차의 알제리 수출에 적극적이다. 이미 중국은 90B형 장갑차, WM-80 다연장 로켓 발사기, PLZ-45 자주곡사포, HQ-7 단거리 방공 시스템, FD-2000 장거리 방공 미사일부터 CH-4 및 WJ-700 팰컨(Falcon) 고고도 장시간 내구성(HALE) 드론, YJ-12B 대함 미사일까지 다양한 무기체계를 알제리에 수출한 실적이 있다.
태국·파키스탄 등서 운용
중국인민해방군(PLA)은 운용하지 않는, 수출 전용 3.5세대 전차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6월 기준으로 태국(62대), 파키스탄(44대), 나이지리아(6대)가 VT-4 전차를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 전차와는 차별되는 미래지향적 외형과 복합장갑, RCWS 등 주요 기술이 접목된 덕분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대당 가격 역시 VT-4 전차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VT-4의 공식 수출 가격은 490만 달러(약 65억7000만 원) 수준으로 국제 무기 시장에서 종종 비교되는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Armata)의 대당 370만 달러(약 49억5000만 원)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동급 서방세계 주요 전차들과 가격을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태국과 같이 대량으로 도입할 경우 대당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 이하로 도입할 수 있다.
태국은 2016년, 총 1억5000만 달러(약 2010억 원)에 VT-4 전차 15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10월 VT-4 전차 28대를 실전 배치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기술이전을 받아 2022년부터 679대를 국내에서 면허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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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성능
VT-4 전차는 수출 전용으로 개발된 기존 90식2형(MBT-2000)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부터 MBT-3000이란 명칭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수출 목적인 만큼 2012년 유로사토리(Eurosatory)에서 처음 실물이 공개됐다.
2014년 노린코 장갑차의 날(Norinco Armour Day)과 제10회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는 VT-4라는 명칭이 부여됐다. PLA 최신 주력 전차인 96식B형과 99식A형의 자동변속장치, ZPT-98A 125㎜ 활강포, 총구 조준장치, 복합장갑 및 FY-4 폭발 반응장갑(ERA), 회전식 자동 장전장치 등 많은 하위 기술과 기능을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중량 52톤, 전투중량 57톤으로, 1200마력 VT/E1 V12 디젤 엔진 덕분에 포장도로 최대 71㎞/h, 비포장도로 최대 40㎞/h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전투행동반경은 500㎞ 수준이다.
우수한 전차로 환골탈태
처음 VT-4 전차가 등장했을 때 서방세계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가혹했다. 외형만 그럴듯할 뿐 VT-4 전차의 기술적 모체가 되는 VT-1 전차가 사실 옛소련의 T-72 전차를 1980년대 중국에서 역설계한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공개된 VT-4 전차조차 최첨단 기술은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VT-4 전차의 수출 전략이 ‘러시아의 T-90S와 비슷한 화력에 가격은 좀 더 저렴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새로운 외교전략에 VT-4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정책을 수정하면서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우수한 전차로 환골탈태하게 된다.
실제로 태국, 파키스탄의 VT-4 전차 평가 결과를 보면 PLA가 운용 중인 99식 전차 및 러시아군의 T-90SA와 동등 혹은 일부 성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 나이지리아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보코하람과의 전투에 투입된 VT-4 전차의 첫 실전 역시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신형 VT-4A1 전차는 전면 700㎜ 강철 장갑 수준의 방호력을 갖추고 있으며 GL5 능동방호장치(APS), 레이저 경고장치(LWS), 피아식별장비(IFF), 화생방(NBC) 보호장비, 폭발억제장치 및 자동소화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여기에 더해 전차 간 실시간 정보공유 및 보안 가능한 디지털 지휘통신장비가 설치돼 있다.
중국의 수출 무기
수출 전용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VT-4 전차의 성능은 현재 PLA의 주력 전차인 99식은 물론 러시아군의 T-90SA와 동등 혹은 일부 성능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실제 VT-4 전차 운용국가를 중심으로 계속 여러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T-14 전차보다 우수하다는 중국북방산업그룹의 여러 홍보자료 역시 VT-4의 성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성능 개량과 수출 후 사후관리를 통해 수집된 다양한 운용정보가 PLA 주요 전차의 성능 개량은 물론 차세대 전차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VT-4 전차는 태국을 시작으로 파키스탄과 나이지리아, 그리고 알제리까지 중국이 추진 중인 외교전략의 협상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무기 수출 시장에서 고전하는 동안 VT-4 전차를 앞세운 중국의 독주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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