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과 소통하는
군 명예 지키는
국민·지역사회 발전 앞장서는
fun한 체육부대장 될 것
해병대 특유 강인함·조직력 인정 평가
“소속감·자긍심 높아야 경기력 좋아”
정정당당·공명정대 스포츠맨십 강조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 군 체육의 위상 알릴 것”
신임 국군체육부대장에 역대 최초로 해병대 출신이 임명됐다. 진규상 예비역 해병준장이 26일 제23대 국군체육부대장으로 취임한 것. 해병대 현역·예비역이 체육부대와 같은 국방부 직할부대장을 맡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인사가 국군뿐만 아니라 여러 조직에서 해병대의 지도력이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진 부대장은 해병대 특유의 강인함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 군 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더 나아가 국군 장병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글=김해령 기자/사진=부대 제공
소속감·자긍심 향상으로 사기 높인다
“고도의 정신력과 체력뿐만 아니라 해병대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소속감’입니다. 부대원들에게 강한 소속감과 국군체육부대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겠습니다.”
진 부대장은 이날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부대는 선수들이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를 불러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해병대가 유지하는 높은 소속감의 비결을 국군체육부대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진 부대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한 일화를 소개했다. 2010년 해병대1사단 71대대가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대항군대대의 ‘무패 신화’를 깬 이야기다. 71대대는 당시 KCTC 훈련에서 대항군의 최종 방어선인 3참호(주 방어진지)를 사상 최초로 무력화했다. 그때 71대대장이 바로 진 부대장이었다.
그는 당시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소속감과 자긍심, 정과 의리로 대대원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면서 승리의 비법을 공개했다. 즐겁고 밝은 분위기로 부대원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진 부대장은 “그때 부대원들에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스스로 만들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고된 훈련도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면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고, 실천에 옮겨 훈련 중 장병들이 선호하는 가요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이 즐겁고 분위기가 좋으니 이병부터 말년 병장까지 똘똘 뭉쳤고, 이게 소속감과 자긍심으로 이어지면서 본훈련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진 부대장은 국군체육부대도 이런 ‘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군체육부대 선수들도 본인들이 속한 팀, 즉 부대에 얼마만큼 애정을 갖느냐에 따라 의지력이 달라진다”며 “부대원과 소통하는 부대장이 돼 밝은 분위기를 부대 전반에 조성하겠다”고 부연했다.
“함께하는 부대장” 다짐
진 부대장은 이날 김수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주관으로 열린 취임식과 동시에 임무를 시작했다. 행사에는 신현국 문경시장 등 관내 주요 인사, 해병대 전우회, 현역 장병·군무원, 군인 가족 등이 참석했다.
진 부대장은 취임사에서 “부대원과 함께하는 부대장, 군과 부대의 명예를 발전시키는 부대장, 국민과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는 부대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부대원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언제든 부대 밖으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진 부대장은 “부대가 어떤 활동을 하면 같이 해야 하는 성격이다. 선수들 경기가 있으면 되도록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부대원과의 소통도 중요한 임무로 언급했다. 진 부대장은 “우리 부대 취약점 중 하나가 운동경기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기간병이 소외될 수 있다”며 “기간병 등 선수 이외의 부대원과도 자주 이야기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진 부대장은 부대원들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게 딱 하나 있다고 했다. 바로 ‘스포츠맨십’이다. 진 부대장은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장병에게 해당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라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되 정정당당하고 공명정대하게,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부대원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해병대9여단장 시절 만난 특별한 병사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 병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 선수였다.
진 부대장은 “손 선수에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클수록 모범을 보여야 하고, 경기력보다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해줬다”며 “원래 손 선수 자체가 겸손한 사람이지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그만큼 선수만뿐 아니라 모든 장병에게 요구하는바”라고 설명했다.
진 부대장은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국군의 체력 향상을 이끌고, 우수 선수를 육성해 국가 체육 발전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027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중점을 두고 부대 운영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북 문경시가 추진하는 ‘2031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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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최초 부대장이 갖는 의미는?
진 부대장은 국군체육부대 40년 역사 중 해병대 장군 출신 최초의 부대장이다. 그는 1990년 해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해병대1사단 71대대장, 해병대2사단 1연대장, 합동참모본부 대정보분석과장, 해병대9여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연습처장 등을 역임했다. 국군체육부대는 그동안 대부분 육군 현역·예비역이 부대장 자리를 맡아왔다. 국직부대 전체로 봐도 해병대 출신 지휘관은 흔치 않았다.
진 부대장은 30년의 해병대 생활을 통해 강인함과 도전정신을 체득했다. 이러한 해병대의 강점이 국군체육부대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단순한 인사이동을 넘어, 군 인사 혁신의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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