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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이 생각하는 국방일보 가치는…10명 중 7명 “유료라도 보겠다”

입력 2024. 08. 23   17:52
업데이트 2024. 08. 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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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를 다시 생각한다’ 국방정신전력원 연구보고서
- 장병들의 국방일보에 대한 인식 및 가치평가

전문 분석기법으로 적정보급수준 제시… 탄탄한 군내 수요·경제적 가치 확인

 ‘종이신문으로 본다’ 절반 이상
신뢰·전문·진실성 높게 평가
평균 만족도 79.2점 달해
5인당 1부 기준 월 1만8990원
현재 구독료의 4.7배 가치
필요 발행부수 55만 부 추정

창간 60주년을 맞은 ‘국군의 신문’ 국방일보의 가치와 중요성을 조명하는 학술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방정신전력원은 지난 16일 정신전력 정책연구보고서 제8호(24-2호) ‘장병들의 국방일보에 대한 인식 및 가치평가’를 공개했다. 지난 6월 발행한 정신전력 이슈브리프 제3호(24-1호) ‘국방일보를 다시 생각한다’에 이은 두 번째 보고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공공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추산에 널리 쓰이는 전문 분석 기법을 활용해 국방일보의 경제적 가치를 산출해 눈길을 끈다. 그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정리=김상윤 기자/사진=국방일보 DB

 

 


들어가며

국방일보의 군내 활용은 장병들의 정신전력 정책 및 육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그동안 국방일보의 가치를 객관적이고 계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재했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중요도-수행도 분석(IPA)’과 ‘가상가치평가법(CVM·Contingent Valuation Method)’이라는 두 가지 방법론으로 국방일보의 경제학적 가치를 도출해 적정보급 수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주요 독자인 국군 장병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절반 이상 응답자 ‘종이신문으로 본다’ 

국방일보에 대한 장병들의 구독 행태와 인식을 기초적으로 분석해 보면 최근 1개월 내 국방일보를 구독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약 65%였다. 그중 병사가 28%로 가장 많았고, 군에 5년 이상 복무한 간부가 20%, 5년 미만 복무한 간부가 17%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의 50% 이상이 주로 종이신문을 통해 국방일보를 구독하고 있었다. 이는 인트라넷이나 모바일로 국방일보를 구독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일각의 주장 및 예측과 다른 결과다. 국방일보를 구독하는 주요 목적으로는 ‘군내 정보 획득’(41.1%)이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다. ‘여유 시간을 보내기 위해’ ‘교양 습득’과 같은 목적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국방정신전력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정신전력 정책연구보고서 제8호’에 따르면 장병들이 평가하는 국방일보의 ‘경제적 가치’는 현 발행 부수의 4.7배에 달하는 규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국방일보를 읽고 있는 국군 장병들의 모습.
국방정신전력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정신전력 정책연구보고서 제8호’에 따르면 장병들이 평가하는 국방일보의 ‘경제적 가치’는 현 발행 부수의 4.7배에 달하는 규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국방일보를 읽고 있는 국군 장병들의 모습.

 


“정신전력 강화 위해 구독 필요” 응답도 

국방일보에 대한 장병들의 전반적 인식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국방 관련 소식에 대한 일반신문과 국방일보의 신뢰도를 비교하는 문항에선 ‘국방일보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일반신문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보다 약 2배 높았다. 특히 국방일보 ‘구독 동기 및 태도’ 관련 질문에는 국방일보의 ‘진실성’(51%)과 ‘전문성’(50.3%)이 높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국방일보 구독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45.7%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병사는 문화, 간부는 애국심 지면 선호

단순한 기술통계 분석보다 조금 더 정교한 ‘IPA’ 분석을 활용해 국방일보 만족도를 살펴봤다. 장병들은 국방일보가 충실히 잘 이행하고 있는 영역으로 ‘군 복무에 필요한 정보 획득’ ‘소통 및 국방소식 전달’을 꼽았다. 병사와 간부를 나눠 분석한 결과 병사들은 국방일보에서 ‘문화콘텐츠와 여가선용을 위한 지면’을 선호했고, 간부들은 ‘군인정신과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지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방일보에 관한 평균 만족도를 산출한 점수는 약 79.2점으로, 장병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임을 확인했다. 특히 부사관의 만족도 평균이 81.33점으로, 여러 계급 중 가장 높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무형의 가치, 어떻게 측정할까

국방일보는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일반적인 일간신문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이므로 시장 가격(price)을 통해 그 가치(value)를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국방일보는 공공재(public goods) 성격이 강한 ‘비시장 재화’이기에 그 경제적 가치를 시장 가격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에 맞는 적합한 기법을 이용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가상가치 평가법’이다. 가상가치 평가법은 특정 조건이나 가상상황에서 응답자의 ‘최대지불의사(Willing to pay)’를 기반으로 그 공공재에 부여하는 가치를 추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축제나 예술행사, 문화시설 건립 등 공공사업의 예비타당성 혹은 경제적 파급효과 조사를 위한 정책 도구로 널리 수용되고 있다.


‘가상가치 평가법’으로 가치 추산

가상가치 평가법으로 국방일보의 가치를 추산하기 위해 ‘국방일보가 무료로 보급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고 ‘본인 봉급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해 국방일보 정기 구독을 한다면 동의하시겠습니까’를 장병들에게 물었다. 이때 가상가치 평가법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법인 ‘경매법(bidding game)’을 적용, 금액을 세 번 제시하고 응답자의 최대지불의사(WTP)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만약 첫 번째 제시된 금액에 응답자가 ‘예’를 선택했다면 두 번째엔 그것보다 더 높은 금액을, ‘아니오’를 선택했다면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해 WTP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응답자 74% ‘정기구독 지불 의사 있다’ 

국방일보는 오랜 시간 장병들에게 무료로 배부돼 왔다. 따라서 응답자는 갑자기 구독료를 내야 하는 가상 상황에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자신의 답변이 혹시라도 유료화에 기여할 것을 염려해 지불 의사가 ‘있음’에도 ‘없다’고 응답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가상가치 평가법 연구에서도 ‘지불의사가 없다’는 ‘지불저항자’ 비율이 50%를 웃도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사 결과 국방일보 정기 구독에 지불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약 74%로 나타났다. 지불저항자는 약 26%에 불과했다. 특히 세 번의 경매에서 모두 ‘아니오’를 선택하고, 불필요·불만족을 이유로 지불의사액이 0원이라고 답한 ‘진성 지불저항자’는 약 6%로 매우 낮은 수치였다.


지불의사로 추정한 가치

지불저항자, 공변량(통제변수), 경향점수 가중치 등을 고려한 분석 모형으로 추산한 결과 국방일보에 대한 응답자의 한 달 기준 지불의사액 평균은 약 3798원이다. 그런데 국방일보는 ‘장병 5인당 1부’를 구독하는 기준으로 발행되고 있다. 따라서 3798원에 5를 곱한 ‘1만8990원’이 더 정확한 추정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주요 신문의 월간 구독료인 2만 원과 거의 비슷한 금액이다. 대외 독자가 지불하는 국방일보 구독료인 월 4000원의 4.7배에 달하는 수치다. 즉, 순수하게 ‘장병 수요에 따른 지불의사’에 근거해 계산하면 국방일보 발행 부수 역시 현재의 4.7배인 약 55만 부로 늘려도 될 만큼 탄탄한 군내 수요와 경제적 가치가 있음이 확인된다.


마치며

국방일보의 평가와 수요는 앞으로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국방일보가 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변함이 없다. 국방일보는 여전히 ‘홍보’ ‘공론’ ‘토론’의 장이자 동시에 ‘연결’과 ‘결집’의 장이며, ‘장병 정신전력을 육성’하고 ‘국방 소식을 전 군에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이자 필수적인 ‘운명 공동체’다.

실물로 존재하는 종이신문은 상징적·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군과 같이 결속을 중시하는 집단에서는 공통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 역할을 한다. 모바일 구독 증가 등을 이유로 국방일보 발행 부수를 줄여도 된다는 일각의 주장은 국방일보에 대한 군의 수요와 경제적 가치를 외면하는 것이다.



인터뷰 / 강주희 국방정신전력원 전문연구원
부수 감축 주장은 비과학적 판단…북극성처럼 영원한 전우로 빛나길

“이번 연구를 통해 국방일보 발행 부수를 지금보다 몇 배 더 늘릴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병 ‘1인당 1부’를 배부해도 될 만큼 탄탄한 경제적 가치와 수요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부수를 줄이자는 주장은 군 수요를 외면한 비과학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결과를 세 줄로 요약해 달라’는 기자 요청에 국방정신전력원 강주희 전문연구원이 거침없이 답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16일 공개된 ‘장병들의 국방일보에 대한 인식 및 가치평가’ 보고서의 공동연구자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그동안 막연하게 ‘중요하다’ 정도로 인식돼 온 국방일보의 경제적 가치를 계량적으로 추산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계량 분석, 데이터 관리 분야의 전문가로서 여러 국가연구개발과제를 맡았던 그에게도 이번 연구는 상당한 도전이었다고 한다.

“국방일보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하는 작업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어요.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계량적으로 측정할 것인가는 사회과학의 오랜 숙제 중 하나죠. 하지만 국방일보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객관적인 지표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공동연구자인 정상근 박사님과 자문을 맡아주신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김현우 교수님 덕분에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국방일보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군 내부의 비시장 재화로서 그 가치를 쉽게 추정하기 어렵다. 그동안 국방일보 가치를 정량적으로 환산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이유다. 그래서 이번에 활용한 것이 ‘가상가치 평가법’이다. “가상가치 평가법은 해외 연구, 학술지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는 신뢰성 높은 연구방법론입니다. 국내에서도 공공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관광자원의 가치평가 등에 널리 쓰이고 있죠. 적정한 한라산 입장료 추정, 산천어 축제의 경제적 가치 평가 등이 그 사례입니다.”

가상가치 평가법을 적용한 연구는 국방 분야에도 적용돼 변화를 만들어 냈다. 장병들의 필요와 수요에 맞는 적정한 진중문고 보급 수준을 정책적으로 판단하는 데 근거가 된 ‘진중문고 운영 및 활용 증진방안 연구(국방정신전력원/2021)’다.

“2021년 진중문고 보급은 장병 1인당 0.7권 수준이었는데, 장병들의 추가 지불의사를 가상가치 평가법으로 추정한 결과 1인당 1.08권의 보급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 연구는 실제 진중문고 보급 관련 정책적 판단의 근거가 됐고, 국방부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에도 반영됐습니다.”

국방정신전력원 연구부에서는 ‘국방일보’를 주제로 또 하나의 연구가 한창이다. 오는 10월 발표 예정인 세 번째 보고서의 주제는 ‘국방일보가 장병 정신전력에 미치는 영향’. 강 연구원은 국방일보의 군내 영향력을 ‘북극성’에 비유하며, 장병들의 영원한 전우로서 빛나길 기원했다.

“장병들은 국방일보를 읽으며 군대라는 조직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섭니다. 기사에 실린 전우를 본보기로 삼거나, 선·후배 전우와 함께 한 걸음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죠. 지난 60년 동안 우리 군의 버팀목이자 나침반이 돼 준 국방일보가 앞으로도 영원히 빛을 잃지 않는 장병들의 북극성으로 남길 소망합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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