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의 전역준비본부 - 26. 소령 정년 연장에 따른 전역시기를 고민하는 M 소령
연금 수령 가능한 기간만 채울까?
연장된 복무기간만큼 더 근무할까?
연금 충족 1년 전부터 채용 공고 지원
계급 미련 버리고 커리어 준비 집중
전문자격증·특별한 경력 갖췄다면
전역 나이와 상관없이 취업 가능해
지난주 금요일 중령 진급 발표가 있었습니다. ‘중령’이란 직급은 군인연금과 복무기간 등을 고려할 때 장교로서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는 기준점으로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장기복무를 하는 장교 대부분은 당연히 중령 진급을 원합니다.
이번 진급 발표에서도 진급심사 대상이었던 모든 소령이 중령 진급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석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두 진급할 수 없습니다. 진급해서 지금까지 고생을 보상받는 분도 있지만 비선돼 전역을 고민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진급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나요? 진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지만, 할 수 없는 영역도 있습니다.
진급 심사를 앞둔 분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머지는 여러분이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진급에 비선됐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패배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먼저 진급에 비선된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나 역발상으로 생각하면 저는 더 좋은 기회가 보입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한 가지 직업만 경험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일에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소령으로 전역 후 군인연금과 회사 월급을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군 선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진급심사 결과’라는 이미 던져진 주사위를 바라보며 실망만 하기보다는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소령 계급정년이 만 45세에서 만 50세로 연장되며 소령 장교들의 복무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소령 계급정년이 연장되면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해준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복무기간이 길어지면서 전역 후 취업을 희망하는 분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연장된 복무기간만큼 더 근무할 것인지, 아니면 군인연금 수령이 가능한 만큼만 근무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고민상담 요청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M 소령의 고민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M 소령의 고민
M 소령은 중령 진급에서 계속 비선돼 사실상 진급 기회가 없다. 마지막 진급을 앞두고 간절하게 기대했지만 그만큼 결과에 실망도 컸다.
그는 지금부터 전역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함을 알고 있다. 전역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했다. 몇 달을 고심한 끝에 전역 후 군과 관련된 직업보다 일반 회사에 취업해 새로운 경력을 쌓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미 전역해 회사에 취업하거나 창업한 선후배로부터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M 소령은 취업해 사회 경험을 쌓은 뒤 언젠가 창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그렇게 전역 후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갔다.
그러나 그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가장 고민하는 것은 전역 시점이다.
소령 계급 정년 연장에 따라 연장된 복무기간만큼 근무하고 전역할 것인지, 아니면 연금 수령 가능한 복무기간만 채운 뒤 전역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 연금을 생각하면 정년까지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에 나가는 시기가 늦을수록 먼저 사회에 나간 사람보다 뒤처진다는 불안함도 있다.
코칭 솔루션
M 소령의 고민을 생각하기에 앞서 그를 채용할 기업 입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채용 담당자라고 가정해 봅시다. 비슷한 업무능력을 지닌 전역 간부 가운데 한 명을 채용해야 한다면 어떤 연령대를 선호할까요?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약간의 직무교육을 통해 가급적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고자 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더 젊은 사람을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M 소령과 몇 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 전역 시점
그는 전역 후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취업 준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M 소령에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어떤 것을 준비하더라도 완벽한 준비는 없기 때문입니다.
M 소령은 군인연금 기간을 충족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군인연금 수령을 충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1년 전부터 관심 있는 산업 분야의 회사 채용공고를 보고 도전하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군인연금을 충족하는 시기에 무조건 곧바로 전역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군인연금을 충족하는 시점이 지나더라도 취업하지 못하면 근무를 계속하면 됩니다. 최소 1년 전부터 채용공고에 지원하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딱 맞는 일자리 조건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많은 회사의 채용공고에 지원하다 보면 대부분 불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합격 횟수가 늘어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과정입니다. 불합격한다고 중간에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자신과 직무 조건이 맞는 회사를 찾다 보면 언젠가 만날 것입니다. 자괴심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히 서로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계속 도전하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채용지원서, 면접 방법 등의 지원 역량을 향상해야 하겠죠? 혹시 이러한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관련 강의나 개별 코칭 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계급에 대해 미련을 버려라
물론 그가 명예진급을 해서 일련의 혜택이 있다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명예진급 시점을 고려해 취업 시기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채용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처우 협의와 입사일 등을 정해야 하는 과정이 또 남아 있습니다. 명예진급 뒤 전역해도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취업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사생활을 시작해야 할 때 군 생활 계급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회사에서 자신의 경력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새로운 커리어를 준비하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까지 M 소령의 고민과 필자의 제안을 살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역 시점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전역 준비가 돼 있는가입니다. M 소령 외에도 많은 분의 고민을 듣다 보면 전역 준비 상태가 중요한데도 ‘전역 시점’에만 몰두하고 있는 분이 많았습니다. 스스로 전역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역 시점만 고민한다면 답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먼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판단 기준과 고려사항은 무엇인지가 설정돼야 합니다.
여러분은 만약 소령 계급 정년으로 전역한다면 만 50세에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소령 계급정년이 연장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복무 장교라면 유사한 고민을 할 수도 있어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런 일이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미리 한번 생각해 보면 좀 더 준비를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모두 진급하면 좋겠지만 진급하지 못하는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누구나 애매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복무기간 재테크를 잘해 만 50세 이후 군인연금만 받더라도 경제적 문제가 없다면 가장 나은 상황입니다. 또는 만 50세에 전역 후 군무원 또는 예비군 지휘관이 된다면 직업적 안정성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나 만 50세에 취업을 생각한다면 계급정년까지 근무하는 것에서 신중하게 생각할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만 50세라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전문자격증 또는 특별한 경력을 갖췄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취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여러분이 준비한 만큼 상황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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