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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C 훈련을 통해 진정한 전우애 느껴

입력 2024. 07. 25   14:24
업데이트 2024. 07. 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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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현 병장 육군3공병여단 111대대
우병현 병장 육군3공병여단 111대대



군인이라면 누구나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KCTC 훈련에 우리 소대가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우리는 대항군 공병중대 소속으로 훈련에 동참했다. 비록 모의전투였지만 진짜 적이 존재하며, 나를 죽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공격 전투 시 공병정찰조로 최전방 정찰 임무를 맡아 훈련부대를 많이 마주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외로 훈련부대는 보이지 않았다. KCTC 소속 정찰조장에게 물어보니 공병정찰조의 생존을 위해 보병부대가 선두에서 훈련부대와 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병부대의 엄호 아래 우리는 안전하게 공병정찰을 할 수 있었다.

공병정찰을 통해 우리는 훈련부대가 설치한 지뢰지대를 발견했다. 공병정찰조는 지뢰지대의 위치를 단순히 보고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형태와 주변 우회로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발견했던 지뢰지대는 우회로가 없어 지뢰지대에 들어가야만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있었다. 정찰조 모두 망설이고 있을 때 정찰조장과 1명의 조원이 용감히 지뢰지대에 들어가 정확한 형태를 파악했다. 안타깝게도 지뢰지대를 나오던 중 2명 모두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 다음 날, 발견했던 지뢰지대를 안전하게 개척한 뒤 우리 아군의 기동로를 확보해 훈련부대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는 전투상황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혀 과연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주변 전우들의 안전을 위해선 죽음을 무릅쓰고 치열하게 적과 전투를 치러야 했다. 곁에 있던 전우들이 미확인 지뢰지대를 정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처럼 필사즉생의 용기를 내는 게 진정한 군인의 자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KCTC 훈련은 실제 전투가 아닌 모의상황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안전하다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위해 목숨 걸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임을 이번 훈련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또 KCTC 훈련을 하면서 전장상황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전우애를 느꼈다. 평소 체험할 수 없었던 경험과 더불어 전우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투현장에서 비겁하게 숨기보다는 용감히 적과 싸울 수 있는 군인정신이야말로 곁에 있는 전우와 나를 지키는 길이자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길임을 알게 된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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